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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 최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올해 에셋플러스에 이어 2위(13.62%)로 올라섰다. 지난해 성적표는 부진했다. 선두권 운용사들이 50%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하는 동안 한국밸류의 수익률은 20% 수준에 그쳤다. 강 회장과 함께 가치투자 대가로 불려온 이채원 대표는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작년 말 회사를 떠났다. 후임자로 발탁된 이석로 대표는 회사 체질을 바꿔나가고 있다. 이 대표는 “가치투자라는 큰 원칙은 달라진 게 없다”면서도 “가치주에 대한 정의가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최근 시장상황에 맞는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교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돌게 된 이유 역시 오랜 기간 투자해온 가치주를 정리하고 자동차 관련주를 새롭게 담은 덕분이다. 이 대표는 “대형주냐 중소형주냐 하는 구분보다 향후 10년 뒤 예상되는 가치 대비 저평가돼 있는지 여부가 가치주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수익률 꼴찌였던 신영자산운용도 올 들어 9위(10.92%)까지 올라섰다. 신영은 지난 1년 새 2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가며 창사 이래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운용 규모가 줄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보유하고 있는 종목들을 정리해야 하는 순간도 있었다. 국내 대표 가치투자자인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힘든 시기를 지나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허 대표는 “저평가된 주식에 장기 투자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펀드는 장기투자 상품인 만큼 장기수익률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