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식품기업 대상이 향후 10년간 미래 먹거리를 찾을 전략 지역으로 ‘인도네시아’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다. “인도네시아 사업 매출을 10년 내 1조원 더 늘리겠다”는 구체적인 목표치도 제시했다. 인도네시아를 할랄 인증식품 생산 거점으로 활용해 세계 인구의 25%를 차지하는 21억 명 무슬림 인구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해외 매출 3분의 1 차지
임정배 대상 사장은 17일 서면 자료를 통해 “2030년까지 현지 매출 1조4000억원을 달성해 인도네시아 10대 종합식품기업이 되겠다”며 “현지 공장의 경쟁력을 크게 강화하겠다”고 밝혔다.대상은 종가집, 청정원 등의 브랜드를 갖춘 65년 된 식품기업으로 지난해 국내외 사업을 모두 합해 3조113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넘겼다. 이 가운데 인도네시아 매출은 369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1%를 차지했다.
대상 관계자는 “국내와 해외 매출 비중은 70 대 30 정도로 아직까지는 내수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해외 사업을 키우기 위해 글로벌 매출의 3분의 1을 책임지는 인도네시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할랄 인증국서 중동 잡는다”
대상은 1973년 인도네시아에 미원 공장을 설립하고 48년째 사업을 하고 있다. 앞으로 인도네시아를 중동 진출의 생산거점으로 강화할 방침이다. 중동 무슬림 국가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할랄 인증이 필요하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제품을 뜻한다. 식품에 알코올 성분이나 돼지고기가 있으면 할랄 인증을 받기 어렵다. 한국할랄인증원에 따르면 글로벌 할랄 시장 규모는 지난해 4300조원에 달했다.할랄 인증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정부에서 받을 수 있다. 이 가운데 인도네시아에서 받는 할랄 인증(무이 인증)이 가장 권위 있다. 심사 권한을 가진 기관은 인도네시아 종교부 산하 ‘할랄보장청(BPJPH)’이다. 무이 인증을 받으면 대부분의 무슬림 국가에 수출이 가능해진다. 이런 이유로 네슬레, 유니레버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식품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다.
대상은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에 연 생산 2만t 규모의 식품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량을 할랄 인증을 받고 생산 중이다. 김, 빵가루 등의 식재료는 인도네시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상은 10년 전부터 ‘마마수카’라는 현지 식품 브랜드를 통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성장성 높은 소재 사업 육성
대상의 사업 양대 축은 ‘식품’과 ‘소재(전분당·바이오)’다. 소재 사업 부문에서는 옥수수 성분을 재료로 전분, 물엿, 포도당 등의 재료를 생산한다. 전분은 식품 제지 섬유 등에, 당분은 주류 음료 제과 제빵 등에 두루 활용된다. 바이오는 아미노산, 발효조미료(MSG) 등 식품 첨가물용 소재다.대상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전체 매출의 64%(2371억원)를 전분당·바이오 사업에서 올렸다. 식품 부문 매출(1326억원)의 두 배 가까운 규모다. 특히 전분당의 성장세가 가장 높다. 매출이 2017년 443억원에서 지난해 1037억원으로 4년 새 134% 증가했다. 대상은 2017년 3월 수라바야 지역에 최신식 전분당 공장을 준공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