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 주가가 폭락 마감했다.
에이치엘비가 항암제'리보세라닙' 미국 내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허위 공시하면서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위원회(자조심) 심의를 받았고,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조치를 앞두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이 "금융위원회 심의를 받은 것은 맞다"면서도 "임상에 대해서는 임상 결과나 논문 등을 통해 충분히 입증할 수 있는 만큼 사실 관계 소명에 책임을 다하겠다"고 직접 해명했지만 주가 하락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27% 급락 마감한 에이치엘비
16일 코스닥시장에서 에이치엘비는 전날보다 2만4900원(27.24%) 하락한 6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이치엘비생명과학(27.96%) 에이치엘비제약(-22.81%) 에이치엘비파워(-14.83%) 등도 두 자릿수 폭락 마감했다.이날 한 매체는 에이치엘비가 2019년 항암 치료제의 미국 내 3상 시험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허위공시한 혐의에 대해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자조심) 심의를 마치고,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조치를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문제 삼은 내용은 2019년 6월 통보된 항암 치료제 리보세라닙의 임상 시험 결과다. 금융당국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3상 시험 결과를 평가한 문서를 기반으로 해서 에이치엘비가 자의적으로 결과를 해석했다는 입장이다. FDA의 문서에는 ‘실패’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분명하게 부정적인 평가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에이치엘비는 작년 9월 "리보세라닙이 글로벌 임상 3상을 통과했다"며 임상허가신청(NDA) 등 신약허가 절차를 빠르게 밟기 위해 법무법인(로펌)과 계약했고, 원료 생산준비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같은 해 11월 3분기 사업보고서에는 "글로벌 3상 임상 시험을 완료했다"며 "미국 FDA와 예비 NDA(Pre-NDA) 미팅을 했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적절한 허가 전략을 수립한 후 신약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진양곤 회장 직접 해명 나서
주가가 폭락하는 등 사태가 악화하자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이 직접 불끄기에 나섰다.진 회장은 이날 오후 유튜브 생중계 영상을 통해 "금감원이 조사했고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를 거쳐 증권선물위원회를 앞둔 상황인 건 맞다"라면서도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며 금융당국에 소명 중"이라고 말했다.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의 임상에 대해 결과나 논문을 통해서 충분히 입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2019년에도 직접 임상 결과를 공개하면서 시장의 오해를 줄이기 위해 2개의 데이터 중 1개의 유효성 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사실 그대로 직접 밝혔다"며 "이러한 사항은 FDA와의 협의 과정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NDA 미팅을 FDA와 진행하면서 '실패'(Fail)라는 단어가 사용된 문장이 회의록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곧 임상 실패가 아닌 앞서 밝힌 사항인 '통계적 유의성 확보하지 못함'을 의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임상 실패가 아니고 서류 보완 등 과정이 남아 있어 신약 허가 등을 위한 실질적인 신청 단계는 지연될 수 있겠지만, 단순한 실패와는 다르다"며 "20만 주주들의 경제적 문제가 달린 만큼 책임지고 유튜브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발표하고, 각종 기관 조사에서도 책임질 수 있도록 충실히 사실관계를 표명하는 데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