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가가 50% 이상 올랐다. 상장 이후 주가가 급락하며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졌지만 최근 급등으로 어느덧 상장일 시초가에 근접했다. 와이지엔터, 네이버, 유니버설뮤직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 및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과 협력을 이어가면서 ‘플랫폼 기업 빅히트에 대한 기대감’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빅히트는 9.49% 오른 24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상장일(작년 10월 15일 25만8000원) 후 최고가다. 올 들어 빅히트 주가는 55% 올랐는데, 외국인과 기관은 이 회사 주식을 각각 788억원, 64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특히 외국인은 이달 들어 빅히트를 10거래일 연속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7위로 주식시장에 입성한 빅히트는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주가 고평가 논란에 시달려 왔다. 코로나19로 엔터테인먼트 업종이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89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20%의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12개월 선행순이익 기준 41배에 달하는 주가수익비율(PER)이 문제였다. 시장에서는 빅히트가 ‘콘텐츠 플랫폼 기업’을 표방하는 것과 달리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매출 비중이 90%대에 달하는 점을 지적하며 빅히트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고 지적했다.
빅히트는 다른 기업과의 상호 투자 및 협업을 통해 플랫폼 사업의 잠재력을 구체화했다. 지난달 발표한 네이버, 와이지엔터와의 지분투자가 시작점이다. 네이버는 빅히트의 자회사 비엔엑스에 4118억원을 투자해 지분 49%를 취득했다. 비엔엑스는 빅히트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를 운영하는 회사다. 양사는 네이버의 K팝 커뮤니티 플랫폼인 ‘브이라이브’와 위버스를 통합해 단일 플랫폼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빅히트는 지난 10일 세계 최대 음반사인 유니버설뮤직그룹, 미국 영상 솔루션 기업 키스위와도 플랫폼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한 엔터테인먼트 업종 애널리스트는 “과거 빅히트 기업 평가의 핵심이 방탄소년단 흥행의 지속가능성이었다면, 이제는 플랫폼 사업의 잠재력이나 수익성에 더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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