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직후 골판지 제조업체 주가가 일제히 급등했다. ‘박스 대란’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쿠팡 상장 소식까지 전해지면서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영풍제지(29.92%)와 대영포장(29.86%)이 각각 상한가를 기록했다. 신풍제지(11.59%), 태림포장(9.68%), 무림페이퍼(8.30%) 등도 강세를 보였다.
명절 특수로 박스 품귀 현상이 이어지면서 골판지 관련주가 동반 상승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골판지 원지 부족분은 월 10만t에 달한다. 국내 골판지 원지 생산량(월 40만t)의 25%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온라인 거래가 늘어난 가운데 명절 특수까지 겹치면서 수요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국내 원지 생산의 7.3%(월 3만t)를 맡아 왔던 대양제지가 영업 중단을 결정하면서 품귀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대양제지는 작년 10월 안산공장 화재로 초지기(종이 뽑는 기계)를 잃었다. 국내에는 140여 개의 골판지 제조사가 난립하고 있지만 원지부터 골판지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룬 5개 업체가 골판지 대장주로 불린다. 아세아제지, 신대양제지, 태림포장, 삼보판지, 한국수출포장 등이 ‘빅5’다.
쿠팡의 미국 상장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상장을 계기로 쿠팡의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택배용 박스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골판지주 상승세는 외국인이 주도하는 모양새다. 외국인은 이날 대영포장 주식을 58억원어치, 영풍제지 주식을 9억원어치 사들였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