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세계 1위 승차 공유회사 우버와 티맵모빌리티의 합작회사(JV) 설립의 건을 승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우버는 지난해 10월 티맵모빌리티와 함께 국내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를 영위할 합작회사를 지분율 51:49로 설립하는 내용의 기업결합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국내에서 우버는 일반 택시 호출 서비스 '우버 택시'와 프리미엄 택시 호출 서비스인 '우버 블랙' 등을 제공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SK텔레콤이 지난해말 모빌리티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합작회사는 양사로부터 차량 호출 서비스를 이전받게 된다. 티맵모빌리티는 SK텔레콤으로부터 이전받은 티맵(T Map) 지도 서비스를 이 합작회사에 제공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합작사에 대해 국내 차량 호출 서비스 시장을 중심으로 본 기업결합의 경쟁제한 여부를 심사한 결과 경쟁 제한 우려가 없다고 판단하고 지난달 28일 심사결과를 회신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결합 전·후 국내 차량 호출 서비스 시장의 시장집중도 변화가 크지 않으며, 일반 택시로부터의 경쟁압력도 존재한다"며 "오히려 이 시장의 강력한 1위 사업자인 카카오T에 대한 실질적인 경쟁압력이 증진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작회사가 티맵모빌리티로부터 지도를 공급받음으로써 수직적 측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쟁제한 가능성을 심사한 결과, 지도 서비스 사업자들의 판매선 봉쇄나 차량 호출 서비스 사업자들의 지도 서비스 구매선 봉쇄 가능성도 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우버와 티맵모빌리티 합작회사는 오는 4월 정식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티맵모빌리티는 내비게이션 T맵, 차량 내 결제 등 완성차용 'T맵 오토', 택시호출·대리운전 등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 '구독형 모빌리티 사업' 등을 담당하고 있다. 우버와의 합작사 운영을 통해 본격적으로 국내 택시 호출 사업에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버는 1억달러(약 1145억원)를 투자한다.
하형일 SK텔레콤 코퍼레이트2센터장은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티맵모빌리티와 우버와의 택시 조합 설립 및 공식 서비스 출시는 4월 중에 이뤄질 것"이라며 "티맵을 기반으로 2025년 4조5천억 기업가치를 달성할 예정으로 소비자간거래(B2C) 영역의 티맵 라이프 플랫폼과 광고 보험 주차 등 기존 사업을 확대하고 구독형 멤버십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의 모빌리티 사업 진출 선언으로 국내 모빌리티 시장은 큰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차량호출 분야에서 점유율 약 80%로 압도적 1위 사업자다. SK텔레콤의 티맵 택시 등록기사는 20만명, 월 이용자 75만명에 불과해 국내 2위에 그치지만 우버의 브랜드 파워와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수혈하면 1위 카카오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SK텔레콤의 강점인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은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1200만명에 육박, 카카오내비보다 약 2배 많은 사용자를 보유 중이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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