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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대법원장마저 대통령에 머리 조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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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과 법관 탄핵 논란에 대해 “삼권분립이 무너졌다”며 공세를 펼쳤다.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의 비판에 “혹세무민하지 말라”고 맞섰다. 김 대법원장의 거취를 둘러싸고 정세균 국무총리와 야당 의원들이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대법원 앞에서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를 펼치는 등 공세를 이어가기로 해 정치권의 긴장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대정부 질문에서 野-정부 ‘정면충돌’
국민의힘은 8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정 총리 등 정부 측 인사들을 상대로 김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 등을 지적했다. 야당 첫 질의자로 나선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대법원장마저 대통령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며 “삼권분립이 쓰레기통에 들어간 셈인데 김 대법원장이 스스로 물러나야 하지 않느냐”고 맹공을 펼쳤다. 이에 정 총리는 “지금이 왕조 시대냐. 누가 머리를 조아린다는 거냐”고 받아쳤다.

박 의원은 여권이 임성근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를 탄핵한 것을 언급하며 “판사를 탄핵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 아니냐”고도 비판했다. 정 총리는 “헌정사에 처음 있는 일이 한두 가지겠냐”고 맞받았다. 정 총리와 야당 의원이 판사 탄핵 논란을 두고 정면으로 부딪친 것이다.

서울 부동산 문제를 둘러싼 언쟁도 벌어졌다. 박 의원이 “임대차 3법이 통과돼 전세 폭등이 일어났다”고 지적하자 정 총리는 “법을 통과시킨 국회가 폭등의 주범이란 말로 들린다”고 했다. 박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생색을 낼 때는 렉카처럼 빨리 온다고 ‘렉카 대통령’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하자 정 총리는 “서초구민(박 의원 지역구)들이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면박을 줬다.

야권은 정부가 백신 확보에 안일하게 대처하는 바람에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공세를 펼쳤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낙관적으로만 생각해 백신 확보에 소홀했던 것”이라며 “접종이 제대로 잘 되겠냐”고 질타했다. 이에 정 총리는 “가격이나 조건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백신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하지 않았다”며 “지금도 (그 방향이) 잘못된 정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여당 의원들은 정부 측에 힘을 실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야당 인사들이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며 국민의힘을 저격했다. 강 의원은 야권에서 제기했던 ‘독감 백신 사망 논란’을 지적하며 “정치 지도자들이 국민을 혹세무민하는 주장을 했다는 게 안타깝다”며 “코로나 백신 접종 때도 비슷한 일이 벌어질까 걱정된다”고 했다. 정 총리도 “그런 일이 생겨선 절대 안 된다”고 강 의원의 발언에 호응했다.
野 “거취 결단하라” 촉구
국민의힘은 연일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김 대법원장을 향해 “양심이 어떤 것보다 강력한 증인이라는 것을 명심하시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대법원 앞에서 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에 참여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인사차 찾아온 박범계 법무부 장관 앞에서도 “검찰의 풍토를 바꾸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줄 알았는데 이제 그런 기대는 접었다”고 쓴소리를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당 회의에서 김 대법원장이 임 판사의 사직서를 세 차례 반려한 것과 관련해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수준이 아니라 짜고 치는 노름판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고 비판했다.

야권이 법관 탄핵을 고리로 적극적으로 공세에 나서면서 김 대법원장의 거취 결단을 촉구하는 모양새지만 막상 탄핵안 발의는 미루고 있다. 국회에서 여당이 다수인 상황이라 탄핵안이 부결되면 오히려 김 대법원장에게 면죄부를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김 대법원장 사퇴 후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6년의 새 대법원장을 임명할 경우 차기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2027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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