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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여성 쫓아가 벽돌로 '묻지마 폭행' 40대…"기분 나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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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시간에 길에서 처음 본 10대 여성을 건물 여자 화장실까지 뒤따라간 뒤 벽돌로 머리를 내리쳐 살해하려 한 40대 회사원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직장 일로 기분이 나쁘다며 이른바 '묻지마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임해지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회사원 A(44)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16일 0시49분께 부천시 소사본동의 한 건물 4층 여자화장실에서 B(19·여)양의 머리를 벽돌과 주먹으로 수차례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이로 인해 B양는 당시 전치 3주간 치료를 요하는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A씨는 회사에서 상사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고 이직해야 하는 상황에 기분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일면식도 없는 B양에게 묻지마 폭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그는 과거에도 벽돌로 다른 피해자 머리 등을 폭행해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됏다.

A씨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범행 도구가 보도블럭용 깨진 벽돌이었던 점, 범행 횟수 등에 비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살인의 고의는 반드시 살해 목적이나 계획적인 의도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폭행 등 행위로 사망이라는 결과가 일어날 가능성이나 위험을 예견했다면 고의가 인정된다"고 전제했다.

이어 "피고인은 심야 시간에 아무도 없는 여자 화장실까지 피해자를 뒤쫓아갔고 성인 남성도 한 손으로 쥐기 어려운 보도블록용 깨진 벽돌을 미리 준비했다"며 "벽돌로 가격한 부위도 피해자의 머리인 점 등을 고려하면 살인의 고의성이 충분하게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단지 자신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상대로 범행했다"며 "여성을 향한 묻지마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덧붙였다.

또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한 피고인은 설득력이 없는 주장을 하면서 진지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서도 "살인이 미수에 그친 점 등은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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