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일 인민군 창건일인 ‘건군절’ 73주년을 맞아 “적대세력에 가장 강력한 힘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력 도발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 북한이 미국 새 행정부의 대북(對北) 정책을 고려해 ‘수위 조절’을 한다는 관측과 함께 오는 16일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을 앞두고 무력 도발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분석이 동시에 제기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사설을 싣고 “인민군대는 침략 세력이 원하는 그 어떤 전쟁 방식에도 다 대응해줄 수 있고 단호히 제압 분쇄할 수 있는 강력한 전쟁 수행 능력을 갖췄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모든 군사활동의 총적 지향도 당 중앙을 결사옹위하고 당의 결심을 실천함에 있다”고 밝히며 당이 군의 상위 조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예년과 달리 무력 도발 등의 특별한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 북한은 2018년 건군절 70주년을 맞아 에 열병식을 개최했고 2019년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인민무력성을 직접 방문해 “우리의 사상과 제도를 말살하려는 적대세력들의 온갖 책동을 무자비하게 짓부숴 버려야 한다”고 연설했다. 지난해에는 건군절 기념 열병식 준비 정황이 포착됐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군 장병 위문·편지 발송 등의 보도가 있었으나 그 외에는 특별한 동향보도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오는 16일 광명성절을 전후로 무력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2012년 김정은 집권 이후 △2013년 2월12일 3차 핵실험 △2014년 2월27일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2016년 2월7일 장거리 로켓 광명성4호 발사 △2017년 2월12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시험발사 등 4차례의 무력 도발을 광명성절을 전후로 일으켰다. 특히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무기로 무력 도발을 일으켜온 북한은 지난달 당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단거리탄도미사일 개량형 추정 무기 등을 공개했다.
김정은이 지난달 한·미를 향해 ‘강대강·선대선’을 외친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따라 도발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북한이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바이든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 연설을 지켜본 뒤 도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을 크게 자극하지 않는 대신 대남(對南)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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