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만 명의 관중이 운집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웨이스트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 16번홀(파3)의 열기가 선수들을 주눅들게 했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다. “관중의 함성이 그립다”는 선수들의 바람과 상반되는 결과다.
미국 골프위크는 5일(한국시간) 골프 통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피닉스오픈이 열리는 미국 애리조나주 TPC스코츠데일 16번홀에서 선수들이 공을 그린에 올릴 확률이 PGA투어 일반 파3홀 평균보다 떨어진다”고 보도했다. 이 대회 16번홀은 대회 기간 거대한 관중석이 홀을 둘러싸 ‘콜로세움’이란 별명이 붙었다. 이 홀에선 선수들이 샷을 할 때 조용히 하지 않아도 되고 술도 가지고 들어갈 수 있어 ‘골프 해방구’로도 통한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PGA투어 선수들은 콜로세움이 120~135야드 길이로 세팅됐을 때 77.9% 확률로 ‘온 그린’에 성공했다. 같은 거리의 투어 전체 파3홀 평균 온 그린 성공률은 84.6%다. 길이 171~180야드일 때 콜로세움에서의 온 그린 성공률은 61.1%로 떨어졌다. 투어 평균(66.1%)보다 5%포인트나 낮다.
공이 떨어진 지점도 홀에서 훨씬 더 멀었다. 홀이 120~135야드로 세팅됐을 때 선수들이 콜로세움에서 공을 떨어뜨린 위치는 홀에서 7.51m 떨어진 곳이었다. 같은 거리에서의 투어 평균(6.55m)보다 1m가량 멀다. 콜로세움홀 자체의 난도가 그리 높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선수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PGA투어는 “피닉스오픈 16번홀은 홀만 놓고 봤을 때 그리 쉽지도, 그렇다고 어렵지도 않은 홀”이라고 평가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하루 입장객이 5000명으로 제한돼 선수들이 중압감과 싸우지 않아도 된다. 또 술과 음식의 반입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신경 쓰는 모습이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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