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8.3배 ‘폭풍성장’
윤 대표는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작년 실적과 올해 영업전략을 소개했다. 지난해 잠정 순이익은 1136억원으로 2019년 순이익(137억원)에 비해 8.3배 늘어났다. 대출 20조3000억원을 포함한 총자산은 26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NIM도 1.68%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4대 은행(신한 국민 하나 우리)의 NIM과 비교했을 때 0.1~0.3%포인트 정도 높았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요구불예금과 대출 등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며 순이자마진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순이자이익은 4080억원이었다.적자를 지속했던 수수료 부문도 지난해 68억원의 이익을 내며 처음 흑자로 돌아섰다. 미니스톡 등 제휴 서비스를 통한 증권계좌 개설 신청, 신용카드 모집 대행, 연계 대출 등의 수익이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출범 초기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무료 등 혜택을 내세우고 자체 부담한 탓에 고정적인 수수료 비용이 컸다”며 “수수료 부문이 흑자를 냈다는 건 그만큼 카카오뱅크가 고객을 확보해 확고한 플랫폼으로 정착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건전성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0.03%였다. 지난해 3분기엔 13.45%로 금융당국의 권고치(14%)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보강했다. 연체율은 0.22%를 기록했다.
직장인 대출 줄이고 중금리 대출 늘린다
올해 새 청사진은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다. 이를 위해 고소득자 대출 비중은 줄이기로 했다. 이날 직장인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의 최저금리도 연 0.34%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연 2.23%에서 연 2.70%, 마이너스통장 최저금리는 연 2.83%에서 연 3.21%로 올랐다. 지난달 22일 두 상품의 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낮춘 지 2주 만이다. 반면 ‘중금리 신용대출’ 금리는 최대 0.60%포인트 인하해 연 3.76~4.96%를 적용할 계획이다. 연내 개인사업자를 위한 100% 비대면 기업대출도 선보일 예정이다.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실행한 중금리 대출은 1조4000억원 규모다. 작년 말 전체 대출 잔액(20조3133억원)의 6.9%에 그쳤다. 윤 대표는 “전체 대출이 빠르게 증가하다보니 중금리 대출 비중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올해 중금리 대출 규모는 지난해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카카오뱅크에 사회초년생과 소상공인 등 중심의 영업을 할 것을 끊임없이 권고해왔다. 인터넷전문은행을 허가해준 취지에 맞게 고신용자와 저신용자 사이에 있는 중간계층(4~6등급)에 대한 자금 공급에 앞장서달라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위해 중저신용자와 신파일러(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사람)를 위한 새로운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개발 중이다. 윤 대표는 “고객의 금융 데이터와 모바일 이용자 행동 데이터, 통신 데이터 등 비금융정보를 결합해 새로운 CSS를 내놓겠다”며 “우리가 쌓아온 데이터를 통해 중금리 대출을 늘리면서도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