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가 아무리 뭐라 해도 우리 회사 정년은 보장된다. 수신료는 전기요금에 포함돼서 꼬박꼬박 내야 한다. 평균 연봉 1억이고 성과급같은 건 없어서 직원 절반은 매년 1억 이상 받고 있다. 불만 있으면 입사하라."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에 한국방송공사(KBS) 직원을 인증받은 사용자가 이같은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게시자 A 씨는 지난달 31일 '우리 회사 가지고 불만들이 많네'라는 제하의 글을 통해 'KBS에 불만 있으면 욕하지 말고 능력되면 입사하라'는 취지의 글을 올려 온라인에서 빈축을 사고 있다.
해당 게시판은 사내 직원 인증을 통해서만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KBS 소속 직원임은 확실한 상태다.
KBS 억대 연봉 논란은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KBS의 반박 과정에서 이슈가 됐다.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KBS 직원 60%가 연봉 1억원을 받는다"고 주장했고 KBS는 이에 "KBS 직원 중 1억원 60% 이상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1억원 이상 연봉자는 2020년도 연간 급여대장 기준으로 46.4%다"라고 반박했다.
KBS는 "김웅 의원은 이처럼 정확하지 않은 사실과 주장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이 글은 현재 포털사이트, SNS 및 언론을 통해 무차별적으로 유통되고 있다"며 "즉시 KBS와 직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해당 게시 글을 삭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KBS는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공영방송이자 국가기간방송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임금체계 개선, 직무재설계 등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경영을 효율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웅 의원은 답변을 요청한 KBS 정치부장을 향한 공개 답변을 통해 "근거자료(수치)의 출처는 2019년 국정감사때 제기된 내용이다"라며 "KBS 내 1억 원 이상 연봉자의 비율에 대해
2016년 58.2%, 2017년 60.3%, 2018년 60.8%로 나와 있다"고 했다.
이어 "KBS 자체의 반박자료에서 ‘현재는 50% 정도’라고 밝히고 있으나 어떤 공공기관의 임직원이 절반 가까이 억대 연봉을 받는지 의문이다"라며 "자체 조사보다는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감사원 감사를 받아보시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KBS의 억대 연봉 논란에 반복해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오는 '수신표 폐지' 청원글도 재조명됐다.
최근 종료된 청원에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KBS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질 낮은 프로그램 제작 및 방만한 '빚잔치 경영'이 쌓인 결과다"라며 "뉴스 보도를 보았을 때 KBS는 공영방송으로 자격이 없다. '이명박근혜' 시절에는 보수 세력의 개로, '문재인무현' 시절에는 진보 세력의 개로 살아왔다.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이 없다"는 지적이 담겼다.
이어 "국민들은 더이상 KBS를 보지 않는데 평균 연봉 1억 1천만원이 넘는 철밥통을 지키고자 수신료를 인상하려 든다"면서 "KBS가 국민으로부터 '최종 불신임'을 받아 해체당하기 싫다면 수신료를 동결하고 대규모 구조 조정과 임금 삭감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BS 측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자사 직원의 글과 관련해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블라인드)에 KBS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익명으로 올린 글은 KBS 구성원의 상식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내용의 글이 게시됐다"면서 "읽는 분들에게 불쾌감을 드린 점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대단히 유감스럽고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다음은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 글 논란에 대한 KBS 입장 전문.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블라인드)에 KBS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익명으로 올린 글이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KBS 구성원의 상식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내용의 글이 게시돼 이를 읽는 분들에게 불쾌감을 드린 점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대단히 유감스럽고 송구한 마음입니다.
KBS는 이번 논란을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의 구성원인 직원들 개개인이 스스로를 성찰하고 마음자세를 가다듬는 계기로 삼겠습니다.
또한 KBS는 앞으로 임금체계 개선과 직무재설계 등을 통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경영을 효율화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임을 다시 한 번 약속드립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