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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지도 모르는데 내 아이를 가졌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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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지도 모르는 여자가 제 아이를 가졌답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람 한 명 살린다 치고 글을 읽어주길 바란다"는 절실한 글이 게재됐다.

올해 결혼을 앞둔 30대 남성 A 씨는 장기간의 연애 끝에 결실을 맺게 되어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 날 여자친구가 받은 연락으로 모든 게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A 씨 여자친구는 SNS로 한 여성에게 "당신의 남자친구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 네티즌은 "지금 임신 14주 차"라며 "아이 낳을 텐데 결혼할 수 있겠냐"며 DM(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

여자친구는 메시지를 캡처해 A 씨에게 알렸다. 당황한 A 씨는 법적 조치를 취할까 생각했지만 여자친구는 "잘 못 온 연락일 수 있다"면서 A 씨를 말렸다.

두 사람은 '설마'하는 마음으로 장난스럽게 넘겼다. 그는 "제 이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고 '남자친구 아이를 임신했다'고 왔기에 다른 사람에게 보내려던 게 잘못 왔나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제 여자친구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귄 사람"이라며 "당연히 여자친구를 제외하곤 깊은 관계가 된 적이 없다. 술도 좋아하지 않아 술 마시고 정신을 잃은 적도 없으며 여자친구에게 의심스러운 행동을 해본 적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며칠 뒤 여자친구에게 또 메시지가 왔다. 이 여성은 가까운 지인만 알법한 개인 정보를 언급하며 "아이를 가진 건 진짜"라고 주장했다는 것.

심지어 이 여성은 A 씨의 이름, 거주지, 대학교, 직장뿐만 아니라 A 씨가 혼자 자주 가는 카페, PC방, SNS에 올린 적 없는 차종, 취미 등을 여자친구에게 정확히 이야기했다.

A 씨 여자친구는 "네가 만난 사람이 아니면 어떻게 이런 개인적인 부분까지 알 수 있겠냐"며 의심하기 시작했다.

A 씨는 억울했다. 여자친구가 여자 문제에 특히 예민했던 터라, 오랜 연애 기간 동안 여자와는 사적 연락도 한 적이 없다.

그는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통화기록, 블랙박스 확인까지 해줬지만 의심은 계속됐다. A 씨는 "아무리 생각해도 내 모든 정보를 동시에 아는 지인은 없는 것 같다. 마지막 중고 거래한 물건까지 알고 있더라. 정말 너무 무섭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다 거짓이라고 실토해도 여자친구가 믿어줄지 모르겠다. 개인 정보를 어떻게 알았는지도 불안하고 말도 안 되는 연락 때문에 결혼을 앞두고 여자친구와 이렇게 지내는 것도 너무 억울하고 화가난다"고 분노했다.

네티즌들은 "보이스 피싱인 것 같다. 무조건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최근 중고거래를 했다면 그것 때문에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 "여자친구의 주변 인물들도 의심해 보아야 한다. 결혼을 방해하고 싶은 사람일 수도", "부정한 일을 한 적이 없다면 여자친구 앞에 떳떳하면 좋겠다", "여자친구를 설득하기보다 시간을 줬으면 한다. 상대가 만나자고 하면 만나서 확인하라고 하라", "아이 낳아놓고도 주장하면 친자확인 유전자 검사 하면 된다", "사이버수사대에 신고가 답일 듯" 등 반응을 보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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