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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도 검찰개혁 핑계대는 시대"…정년퇴임 검사의 작심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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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형사부에서 근무하고 정년퇴임하는 의정부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장 이종근(63) 검사가 여권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에 대해 "불륜을 저지른 놈도 검찰개혁을 핑계로 댄다는 검찰개혁 과잉의 시대"라고 비판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종근 검사는 최근 검찰 내부망에 올린 퇴임 인사를 통해 "지금 검찰은 외부의 극심한 정치적 압박에 시달리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구한말 을사오적은 평화를 부르짖으면서 민족의 자유와 나라를 팔아먹었다. 그 을사오적처럼 안타깝게 내부에서 외압에 편승하는 일부 세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들(을사오적)처럼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겠지만 역사 속에서 그들의 발밑에서 간신으로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그들처럼 되는 일은 어찌 보면 이리 쉬운 것"이라고 했다.

동료 검사들을 향해서는 "그들(친 정권 인사)이 '팥으로 메주를 쑨다'라는 등으로 거짓말을 하며 아무리 우겨도 우리 대부분은 이를 믿지 않는다. 그럴듯한 거짓말을 하는 자들을 우리 업무상 수없이 많이 겪어왔는데, 그런 황당한 거짓말에 넘어갈 수 없는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조작에 의해 행복한 것으로 되지 않기를 바라며, 우리 모두 거짓과 요설이 횡행하는 나라를 정상으로 되돌려 놓도록 노력해야 하겠다"고 당부했다.

이 검사는 "'암살'이라는 영화에서 일본의 밀정으로 나온 배우 이정재의 '일본이 망할 줄 몰랐다'는 대사처럼, 그들이 '망할 줄 몰랐다'고 변명하며 살게 해 줍시다"라고 덧붙였다.

1993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이 단장은 윤석열 검찰총장보다 1기수 선배로, 1995년 부산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이래 대전지검 형사3부장, 울산지검 형사1부장, 수원지검 형사2부장, 충주지청장 등을 지냈다. 재직 기간 대부분을 일선 형사부에서 보내 검찰 내에서는 `형사통'으로 꼽힌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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