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국내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품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본업과 직접 연관이 없는 야구단 인수로 투자자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일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오프라인 채널과 유통 채널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점, 콘텐츠 보유로 영업 자산 효율성이 개선되는 점 등이다.
"투자심리에 부정적, 투자자들은 반기지 않을 것"
27일 오전 10시5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마트는 전날보다 500원(0.29%) 상승한 17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에는 9000원(4.9%) 하락한 17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 이마트가 SK와이번스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져서다. 신세계그룹은 SK텔레콤으로부터 SK와이번스를 1352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마트 단독으로 SK텔레콤이 보유한 SK와이번스 지분 100%(보통주 100만주, 1000억원)와 야구팀이 사용 중인 연습장 토지와 건물을 352억원에 사들인다. 본 계약은 내달 23일이다.
선수와 일반 직원들의 고용도 승계할 예정이다. 구단 명칭과 엠블럼, 캐릭터 등도 오는 3월 중 확정해 4월 개막하는 정규 시즌에 참여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마트의 이번 결정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단기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마트의 호텔 사업 확대는 실망을 안겼고 굿푸드홀딩스 등 미국 슈퍼마켓 투자 역시 그 목적과 중장기 전망에서 의문점이 큰 상황"이라며 "이번 야구단 인수도 이 같은 시각에서 자유롭기 힘들다"며 투자심리가 훼손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본업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야구단 인수로 투자자들은 부정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전날 주가가 급락한 만큼 이번 이슈로 인한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너지 발휘는 기대…"소비주도 세대 위한 마케팅"
일각에선 이마트의 야구단 인수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오프라인 체험 기능이 강조될 것이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플랫폼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유통 채널이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설명이다.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2016년 스타필드 하남 개장식에서 향후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오프라인 채널이 가지고 있는 체험·경험 등의 기능이 신세계그룹 유통 채널과 결합할 것"이라며 "프로야구 관중의 주축이 20~30대 연령층이고 이 가운데 여성 관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소비를 주도할 세대들에게 마케팅을 쉽게 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오프라인 채널을 보유하느니 차라리 야구단을 가지고 있는 게 더 나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온라인 채널이 빠르게 유통업계에 확산하고 있는 만큼 부동산(토지)보다는 일종의 콘텐츠(야구단)을 보유하는 게 영업 자산 효율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유통업계가 핵심 과제로 '소비자 시간 점유'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부분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마트는 고객들의 체류 시간을 최대한 늘려 고객을 유치하는 데 야구단을 활용할 전망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