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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 중대재해법, 결국 시행 전에 고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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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1월 시행이 예정된 중대재해법의 연내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8일 중대재해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법률적 하자가 많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아서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의견 수렴에 들어갔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26일 “애초 법의 취지인 안전 강화와 중대재해 예방에 초점을 맞춰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며 “시행 전 연내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후속 개정이 제대로 안 되면 법의 실효성에 문제가 있을 것이고 부작용도 나타날 것”이라며 “논란이 됐던 양도차익 과세 대상인 ‘대주주 3억원’ 기준도 시행 이전에 시행령을 개정했던 것처럼 중대재해법도 시행 전 개정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중대재해법 통과 후 “부족하지만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새로운 출발로 삼고 계속 보완·개선해 나가길 바란다”며 개정을 시사하기도 했다.

중대재해법은 근로자 사망·사고 시 경영진을 징역형에 처하도록 한 법이다. 법적으로 규정이 모호한 데다 사업주에게 과도한 책임을 지운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여론에 밀려 법안 심사 한 달여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당장 내년부터 50인 이상 기업에 법이 적용되면서 해당 기업에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민주당 최고위원인 양향자 의원에게 “입법 보완이 필요하다”며 요청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기중앙회는 △사업주 징역 하한을 상한으로 규정 △반복적 사망 시에만 법 적용 △사업주 의무 구체적 명시 및 의무 준수 시 면책 △50인 이상 기업도 2년 유예 등을 건의했다.
中企 "단 한번의 실수가 범법자 만들어…중대재해법 입법 보완을"
민주 양향자 의원에 호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중대재해법)의 연내 개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해당 법의 완결성이 떨어진다는 방증으로 분석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민주당 최고위원인 양향자 의원에게 전달한 중대재해법 관련 중소기업업계 건의사항은 크게 네 가지다. 우선 사업주의 징역 하한 규정을 상한으로 개정해달라는 요구다. 현재 법안에는 근로자 사망 시 사업주 처벌을 1년 ‘이상’ 징역으로 규정하고 있다. 반면 산업안전보건법에는 사고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자의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을 처벌하도록 돼 있다. 간접적인 관리책임자인 사업주는 이와 같거나 낮은 수준의 처벌이 합당하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주장이다.

중기중앙회는 “산업재해 사고는 사업주의 관리 책임도 있겠지만 근로자의 과실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며 “(사고) 원인에 맞게 책임을 부과하는 균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대재해법의 개념을 일정 기간 내 사망사고가 반복적으로 일어난 경우로 한정해 달라는 것도 중기중앙회의 요청이다. 중대재해법은 근로자가 한 명이라도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처벌하도록 했다. 중기중앙회는 “사업주가 예산과 교육 등으로 최선의 안전조치의무를 다하더라도 잠깐의 작업상 실수 등으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 상황에서 단 한 번의 실수로 범법자가 되도록 하는 것은 매우 과도한 입법”이라고 호소했다.

중기중앙회는 또 사업주의 의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중대재해법은 사업주가 준수해야 하는 의무사항이 매우 포괄적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처벌을 면하기 위해서는 사업주의 의무 준수 여부가 중요한데, 관련 판단이 재량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중기중앙회는 “전문 인력이 없는 중소기업이 관련 법을 이해하고 준수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중기중앙회는 현재 유예 대상에 포함된 50인 미만 기업과 함께 50인 이상 300인 미만 기업도 법 시행을 2년가량 미뤄달라고 요구했다.

양 의원은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중소기업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며 “중대재해법 보완 시 사고 예방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중소기업의 요구를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미현/김소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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