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이 예비 중학생의 학교 배정 방식으로 ‘근거리 균형배정’과 ‘선지원 근거리배정’이라는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 교육계 일부에서 제기됐던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원거리 배정’을 검토한다”는 주장에 대해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교육청은 24일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실시된 ‘서울특별시 중학교 학교군 설정 및 배정방법 개선 연구용역’ 결과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서울 지역 내에서 중학교간 학급편제에 불균형이 심각해지면서 교육청이 새로운 중입(中入) 배정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화룡 공주대 건축학부 교수를 비롯한 외부 연구진에게 위탁한 사업이다.
연구진은 서울 지역 중입 학교군이 1996년 이후 개정이 없어 서울의 지리변화·인구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서울 지역 11개 교육지원청 가운데 5곳이 학교군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연구진은 현재 시행 중인 거주지 중심의 근거리 추첨 배정방식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에게 학교 선택권이 없고, 근거리에만 치우친 배정으로 학교 간 학생 수 편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도심 재개발, 재건축 등의 이유로 불규칙한 공간분포와 급격한 학령인구 변화가 발생하면 이에 대응하는 것 역시 어렵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새로운 해결책으로 근거리 균형배정과 선지원 근거리배정 2개 안을 제시했다. 근거리 균형 배정은 학군 내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학생을 집에서 학교까지 실제 거리가 가까운 순서에 따라 배정하는 방식이다.
반면 선지원 근거리 배정은 학생에게 학군 내 3개 학교에 우선 지원하게 하는 방식이다. 만약 특정 학교에 지원인원이 정원보다 넘치면 80%는 근거리 기준에 따라 선발하고 나머지 20%는 추첨을 거쳐 선발한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서울교육청이 학군과 상관없이 학생이 지원한 뒤 추첨하는 방식을 도입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나, 연구진은 근거리 우선 배정과 균형 배정 원칙을 따랐다고 설명했다.
서울교육청은 연구진의 이 같은 분석에 대해 “향후 학생과 학부모,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며 “분석 결과를 보면 시민들이 우려했던 원거리 통학과 부동산 정책은 연계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