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1일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에게 "정치로부터의 중립, 기존 사정기구로부터의 독립이 중요하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을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서 "엄중한 시기에 많은 사람의 관심이 집중된만큼 아주 부담스러운 직책을 피하지 않고 적극 수용한 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며 중립성과 독립성을 동시에 강조했다.
고위공직자 사회의 투명성과 청렴성을 지키는 데 공수처의 견인차 역할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첫 출범인만큼 차근차근 국민 신뢰 얻는 게 중요하다"며 "적법절차와 인권친화적 전범을 보여준다면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 출범에 대한 남다른 기대감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에 검찰 경찰 수사역량을 합친 것인 대한민국의 수사역량이기 때문에 검경협력도 중요하다"면서 "공수처에 대한 기대가 정말 크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선진수사기구, 인권친화적 수사기구의 초석을 놓아 공수처가 국민 신뢰 받는다면 검찰의 잘못된 수사관행도 변화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 처장은 이날 대통령과의 환담에서 공수처 출범의 모태가 된 1996년 반부패방지법과 관련한 인연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김영삼 정부 보건복지부 장관이 안경사협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건이 공수처법의 전신인 반부패방지법 발의를 촉발하는 계기가 됐는데 1심에서 보석으로 풀려난 피의자를 당시 2심 재판부 주심판사인 김 처장이 보석을 취소하고 구속했다. 김 처장은 이런 사연을 소개하며 "그런 인연이 이 자리에 있게 한 역사적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