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79일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 실현 욕구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실형 선고가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다. 국내 증시가 단기 조정을 받을 것이란 우려에 상승세를 주도해온 개인들의 매수세가 주춤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지수는 18일 71.97포인트(2.33%) 하락한 3013.93에 마감했다. 이날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이 선고되자 증시는 요동쳤다. 3085.90에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3003.89로 주저앉았다. 이날 코스피지수 낙폭은 지난해 10월 30일(2.56%) 후 가장 컸다.
삼성전자가 3.41% 하락한 것을 비롯해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주가가 급락했다. 삼성물산은 6.84%, 삼성SDI 삼성생명 등은 각각 4.21%, 4.96% 떨어졌다. 삼성그룹 시총은 이날 하루에만 28조원 증발하면서 776조원으로 줄었다.
이 부회장의 재구속 소식에 주가가 급락하자 이를 기회로 삼은 개인들이 장 막판 매수에 나섰지만 지수 하락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연초 하루 수조원씩 순매수하던 개미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5143억원어치를 매수하는 데 그쳤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000억원어치 넘는 보유 주식을 팔았다. 7거래일 연속 주식을 팔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의 순매도 금액은 올해 들어서만 11조원에 달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신규 투자 등 의사 결정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게 됐다”며 “증시 과열 논란과 함께 그간 증시를 이끌어온 대장주가 흔들릴 경우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급등한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반대매매도 급증하고 있다.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개미들이 빚을 갚지 못해 주식을 강제 매도 당하는 반대매매는 지난 14일 12년 만의 최대치인 387억원을 기록한 뒤 15일(231억원)까지 여파가 이어졌다.
박재원/한경제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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