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사진)가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마친 뒤 본격적인 선거 활동에 돌입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핵심 키워드로 '현장'과 '우클릭'을 내세운 모습이다.
머리 묶고 운동화 차림으로 후보 등록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1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후보 등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굳은 결심으로 시민과 소통하는 마음으로 경선 후보 등록을 했다"고 밝혔다.머리를 묶고 운동화 차림으로 나타난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곳곳에서 시민의 삶이 붕괴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영업자, 소상공인을 비롯해서 특수고용직 근로자까지 120만명 대상으로 한 '숨통트임론'을 통해 하루하루 먹고살기 힘든 문제, 큰 틀에서 코로나19로 붕괴된 삶을 찾아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과 행정으로 챙겨야 한다. 현장에 가서 운동화도 신고 머리도 질끈 동여매고 시작한다"며 "열심히, 묵묵히 하면서 정책, 비전, 앞으로 해야 할 다짐, 의지를 설명하면 국민께서, 시민께서 도와주시고 맡겨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에 대해 "(그 얘기는) 너무 많이 했다"며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후보 등록을 마친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바로 서울 용산구 서계동 도시재생사업현장을 찾았다.
중도 포용 아닌 '우클릭' 선언한 나경원, 왜?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후보 등록 전날 공식적으로 '우클릭'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난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도 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평소에도 "야당은 야당답게 싸워야 한다"고 주장해온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최근 국민의힘의 변화를 의식한 듯 "중도로 가야 한다는데, 그 중도는 허황된 이미지"라며 "패션 우파"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정권이 헌법적 가치를 뛰어넘어 반시장·반자유 정책을 펴고 있다"며 "그럴 때 우파 정당이 중도인 척하고 왔다 갔다 하면 표가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내부 경선용'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본 경선 후보가 된다면 중도 확장성을 지니며 보궐선거에 임해야 하지만 선제적으로 중도적 이미지를 가진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을 꺾기 위해 이 같은 행보에 나섰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에게 지금 당장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민의힘 당내 경선을 뚫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전략이 성공할지는 모르겠지만 일차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우클릭'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