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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SK·LG, 잇단 초대형 M&A…삼성 5년째 '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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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4대 그룹의 조(兆) 단위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SK, LG는 지난해 모두 굵직한 인수합병(M&A) 또는 합작법인 설립을 단행했다. 예외는 국내 최대 그룹 삼성이다. 삼성은 2016년 이후 대형 M&A를 한 건도 추진하지 않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린 이후 삼성이 미래 먹거리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경제계에 따르면 최근 가장 활발하게 미래 투자를 하는 기업은 현대차그룹이다. 한때는 국내 주요 기업 중 M&A에 가장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2018년 정의선 회장이 경영을 총괄한 이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달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미국 로봇 개발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80%를 8억8000만달러(약 9600억원)에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글로벌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업체 앱티브와 각각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를 투자해 합작법인(모셔널)을 설립하기도 했다.

SK그룹은 지난해 한국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 M&A를 단행했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90억달러(약 10조원)에 사들이기로 한 것이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는 D램에 이어 낸드 부문에서도 글로벌 2위 기업으로 올라서게 된다. 이 M&A는 최태원 그룹 회장이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지난달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인 캐나다 마그나와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LG마그나e파워트레인(가칭)은 전기자동차 파워트레인을 생산한다. 투자금액은 두 회사를 합쳐 9억2500만달러(약 1조원)다. 2018년엔 LG전자와 (주)LG가 약 1조4000억원을 들여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기업 ZKW를 인수했다. 그해 6월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뒤 대규모 투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삼성의 대형 M&A는 4년여 전인 2016년 11월이 마지막이다. 삼성전자는 당시 80억달러(약 8조7000억원)에 미국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기업 하만을 인수했다. 삼성이 원래 대형 M&A에 소극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당시 삼성 관계자는 “취약한 분야를 키우는 것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며 “앞으로도 M&A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사례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구상은 현실로 이어지지 못했다. 같은 해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면서다.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 구속 수감됐고, 2018년 2월 출소한 뒤에도 계속해서 관련 재판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10차례의 검찰 소환 조사와 세 번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다. 재판 출석 횟수는 80번이 넘어간다. 한 경제단체 부회장은 “오너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당장은 문제가 없겠지만, 초대형 투자 등을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며 “삼성의 잃어버린 10년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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