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차출설이 흘러나온 날, 여권 내 후보 1순위로 거론되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장관의 눈물'이라는 본인 사진을 올려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서울시장 선거 출마 의지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박 장관은 15일 페이스북에 전날 서울 공릉동 도깨비시장을 방문했을 때 언론에 찍힌 자신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 설명에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4일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도깨비시장 한 식당에서 '소상공인 버팀목자금' 집행상황에 관해 이야기를 듣던 중 밀린 임대료 얘기가 나오자 왼쪽 눈가에 눈물이 맺혀 있다"고 적혀 있다.
박 장관은 별다른 언급 없이 사진을 올렸다. 이 게시물 바로 한 시간 전에는 김환하 시인의 시 '뻐꾹새 한 마리 산을 깨울 때' 전문을 올렸다. 박 장관은 "대통령님, 소상공인들, 그분들의 '낭자하게 파헤쳐진' 아픔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생피를 토해내듯' 뛰는 우리 주변 어디엔가 계시는 분들이 뻐꾹새가 아닐까"라며 "저도 뻐꾹새는 아니어도 작은 종달새라도 되어야 할 텐데 그저 부끄럽네요"라고 적었다.
이를 두고 박 장관이 사실상 출마 의사를 재확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조선일보는 '박 장관이 출마하지 않고, 김 전 부총리가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참여한다'고 보도했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를 공식화한 우상호 민주당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해 "김 전 부총리가 제안도 받고 고민도 한 건 사실인듯하다"라며 "최종결정을 내린 걸로 보이지 않는다. 등판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 '박 장관 대신 김 전 부총리' 설이 흘러나오는 것은 박 장관이 출마 선언을 미루면서 야권에서 경선 흥행 효과를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야권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비롯 오세훈·나경원 전 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우 의원 역시 "저와 경쟁이 예상되는 후보들이 너무 시간을 끄는 측면이 있다"며 "나올 거면 나오고, 아니면 아니라고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다만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이런 사실을 부인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박 장관이 불출마하고 김 전 부총리가 출마한다는 건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최고위에서 이야기가 나왔다"며 "제3의 후보는 들어본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