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13일(13:5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신용평가사가 기업의 단기 신용도에 대한 정보 제공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업황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의 단기 신용도 관련 정보를 필요로 하는 시장의 요구가 많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올해 기업들의 단기 신용등급 관련 정보 제공을 강화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 지난해부터 기업들이 기업어음(CP)이나 전자단기사채 발행을 늘리고 있는 데다 유동화 채무 중 단기 채무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서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이처럼 단기 신용등급의 활용도가 크게 확대되고 있어, 단기 신용등급과 장기 신용등급 간 관계, 논리적 정합성이 과거에 비해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 때문에 시장에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신용등급 결정 사유에 대한 설명이 적기에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내 신용평가사가 기업에 부여하는 신용등급은 크게 장기 신용등급과 단기 신용등급으로 구분된다. 장기 신용등급은 기업 신용등급이나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 신용등급 등을 의미한다. 단기 신용등급은 기업이 발행하는 CP나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 등을 뜻한다.
장기 신용등급은 기업의 중장기적인 사업 전망과 상환 능력을 기반으로 부여되고, 단기 신용등급은 상대적으로 단기적인 영업 상황과 유동성 위험 등을 기반으로 부여된다. 쉽게 말해, 단기 신용등급은 단기적인 기업의 신용도를, 장기 신용등급은 중장기적인 기업의 신용도를 의미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통상 특정 기업의 장·단기 신용등급은 일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특수한 산업 환경 혹은 기업의 차별적인 재무 전략 등으로 인해 장·단기 신용등급 간 차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단기적으로는 사업이나 재무 상태가 나쁘지만, 중장기적으로 유동성 대응 능력이 뛰어난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장·단기 신용등급은 형태적인 차이가 있지만 사업, 경영, 재무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결정되는 본질적인 원리금 상환 능력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며 "이 때문에 장·단기 신용등급은 높은 상관관계가 있고, 지금처럼 산업·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는 단기 신용등급 관련 정보가 시장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과거 신용평가사들은 중대한 이벤트가 아니면 특별히 시장에 즉각적인 의견이나 전망을 내놓지 않는 경향이 강했다"면서도 "최근 들어서는 당장 신용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시장과 수시로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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