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전동에서 경남 창원시 마산을 잇는 복선전철사업이 당초 계획보다 2년가량 늦어지게 됐다. 본선터널(낙동1터널) 붕괴사고 발생 1년이 다 되도록 정부 차원에서 객관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추가 지연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전~마산 복선전철 민자사업 시행을 맡은 스마트레일은 지난달 철도공단에 공기 연장과 사업시행계획 변경을 요청했다. 다음달 준공이 예정됐던 이 사업은 지난해 3월 공사 중인 낙동1터널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 일정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시행사 측은 준공 일자를 예정보다 2년여 늦은 내년 말로 변경하겠다는 계획이다. 준공 기한이 2022년 이후로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고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복구작업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게 건설업계의 지적이다. 사고 후 10개월여가 지났지만 아직까지 사고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다. 원인에 따라 복구 방법도 달라질 수 있다.
사고 조사는 스마트레일이 주도하고 있다. 사고 발생에 책임이 있는 사업자가 조사를 맡아 객관적인 상황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토교통부는 건설사고조사위원회나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를 꾸리지 않았다. 관련 법에 따르면 낙동1터널과 같은 대형 지반침하가 발생했을 때는 정부 주도로 중앙지하사고조사위를 가동해야 한다.
신영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책사업감시단장은 “수천억원 규모의 예산이 낭비될 가능성이 있는데도 사고 책임이 있는 시행사에 원인 조사를 맡긴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원인을 둘러싼 의견차로 공사에 참여한 건설사 간 소송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대한 공기를 줄이면서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정부조사단을 운영 중”이라며 “부실시공에 대해선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전~마산 복선전철은 총연장 32.7㎞에 사업비만 1조5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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