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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 "안철수는 '소통'이 문제…박근혜·문재인과 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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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국민의당 대변인을 지낸 장진영 변호사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그와 함께 일해 본 사람들 중 열에 아홉이 말하는 치명적인 문제는 ‘소통’이다"라고 말했다.

장 변호사는 11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나 역시 수석최고위원으로 안철수와 함께 일해 본 결과, 그의 소통능력이나 소통방법은 박근혜와 문재인의 그것과 매우 흡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장 변호사는 "그는 자신이 아쉬울 때만 소통을 한다"면서 "아쉬울 때 하는건 소통이 아니라 임시변통할 때 그 변통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2018년 8월 27일 국민의당 전당대회에서 나는 큰 표차 1등으로 최고위원에 당선되었고, 같은날 안철수는 당대표로 선출됐다"면서 "사람들은 나를 안철수계라고 부르지만 그 전당대회에서 안철수는 나를 지원하지도 않았고 나도 그를 팔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가 끝난 그 다음날 아침부터 열린 최고위원회는 정당에서 전당원대회 말고는 일상적 당무를 처리하는 최고의 의결기구이다. 국민의당은 40석의 의석으로 국회 내에서 실질적인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었던 제3당이었기 때문에 최고위에서 논의되는 사항들은 국정에 직접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요한 회의였다"면서 "전당대회 이후 국민의당-바른정당간 합당론이 불거지고 실제 합당논의까지 진전되면서 최고위에서 처리해야 할 중대사안이 많았어야 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국민의당 최고위원회는 대표, 최고위원들의 모두 발언이 끝나고 비공개회의로 전환한 이후 10분 이상 계속된 날이 별로 없었다"고 회상했다.

장 변호사는 "이름은 최고회의지만 안건 자체가 별로 상정되지 않았고, 안철수 대표는 토론을 유도하기보다는 다음 일정을 내세워서 서둘러 회의를 마치곤 했다. 합당 논의과정에 대한 보고를 요구하면 안철수는 ‘따로 보자’는 식으로 대응했다"며 "최고위는 이렇게 형식화되고 있었지만 바른정당과의 통합작업은 속도를 내고 있었다. 그런 통합과정이 최고위에 보고되지 않고 안철수 대표에게만 따로 보고되고 있었다. 안철수는 최고위라는 공식회의에서 그런 보고를 하게 하지 않고 자신이 보고를 받은 후 최고위원의 요구가 있으면 알려주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안철수 식으로 최고위를 종료시키고 최고위원들이 별도로 모여서 하는 회의는 비공식회의이기 때문에 의결도 하지 못하고 기록도 남기지 않는다. 안철수는 이런 비공식 자리를 선호하는듯 했다"면서 "나는 최고위가 형식화되는 문제에 대해 수차례 지적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식 회의 채널을 무시하고 비공식 채널을 통해 일을 하는 것은 정당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것이다"라며 "공식 기구가 아닌 비선 최순실에 의존하는 박근혜식이나 장관과 공무원조직을 패싱하고 청와대에 의존하는 문재인식 모두 매우 위험하고 결국 큰 탈이 나는 것을 우리는 충분히 경험했다"고 꼬집었다.

장 변호사는 2014년 갑작스런 민주당과의 합당 선언 역시 당시 새정치연합의 대표였던 안철수가 다른 지도부와의 협의를 전혀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해 많은 사람들을 등돌리게 한 사건으로 거론했다.

장 변호사는 "2020년 1월 19일, 안철수는 독일과 미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왔다. 많은 사람들이 ‘좀 변했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바라봤다"면서 "당시 당대표인 손학규 대표에게는 전화 한 통 없이 일주일간 다른 인사들을 두루 만나고는 1월 27일에야 찾아와서는 자신이 대표를 하겠다는 통보를 하고 내일까지 답을 달라고 하고는 떠났다"고 했다.

장 변호사는 "손대표는 이를 '오너가 CEO 해고하듯 통보하더라'라고 그 충격을 표현했고 이를 거부했다"면서 "안철수는 손 대표의 거부 직후 자신이 만든 바른미래당을 탈당해서 새로 당을 만들었다. 그렇게 만든 미니 국민의당에서도 도대체 안철수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수가 없다는 이야기가 계속 흘러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철수는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역시 출마하지 않겠다며 부인으로 일관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출마선언을 해 버렸다"면서 "솔직하게 꺼내놓고 논의를 이끌어가기 보다는 부인하다가 갑작스러운 선언을 하는 패턴은 과거나 지금이나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선 글에서 "정치인 안철수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반성과 참회"라고 적기도 했다.

장 변호사는 국민의당의 20대(38석), 21대(3석) 총선 성적표를 비교하며 "그토록 많은 지지와 성원을 불과 4년 만에 모두 까먹고 제3지대를 빈털터리로 만든 주된 책임은 누가 뭐라고 해도 안철수에게 있다"고 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의사를 굳힌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은 지난 8일 안철수 대표를 향해 "항상 원점으로 돌아가는 정치를 하는 것 같아 안타깝고 아쉽다"고 직격했다.

과거 안 대표의 대변인 역할을 한 금 전 의원은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2011년 소위 '안철수 현상' 이후 10년이 흘렀다"면서 "좋은 정치를 선보일 기회도 많았고 저를 비롯해 많은 사람이 그런 대의를 도왔는데, 지금 보면 항상 이렇게 원점으로 돌아가는 정치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금 전 의원은 "안 대표가 무소속이 아니라 당대표인데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할 때 당내에서 어떤 절차를 거쳤는지 알려준 게 없다"며 "대표 혼자 결심해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합의가 있어야 하는데, 기업할 때 마인드가 아직도 남아 있는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야권 단일후보로 보궐선거를 치르겠다는 안철수 대표를 겨냥해 "단일화를 하려면 솔직해져야 된다. '나로 단일화해 달라'는 요구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 대표가 시장 출마선언을 하면서 '내가 야당 단일후보로 출마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누가 자기를 단일후보로 만들어 주지도 않았는데 스스로가 단일후보라고 얘기한 것"이라며 "그 양반은 정신적으로 자기가 유일한 야당 단일후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가 정치 상식으로 봐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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