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사진)이 전날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부동산 문제에 대해 사과한 것을 언급하며 "야당 호소에도 꿈쩍 않더니 선거가 다가오자 사과를 한다"고 비판했다.
윤희숙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번 국정감사 때 '집을 팔지도 못하고(양도세 중과), 갖고 있지도 못하게(보유세 중과) 하면 어쩌라는 거냐 퇴로가 있어야 할 것 아니냐'라는 야당의 질책 내지 호소에도 '집팔 시간은 충분히 줬다'며 꿈쩍도 하지 않던 분들이 드디어 꿈쩍하기 시작했다"며 "마이동풍 정부가 두려워하는 것은 민생불안이나 시장파괴가 아니라 오로지 선거구나 싶지만 그래도 의미있는 정책수정이 이루어진다면 큰 다행"이라고 했다.
이어 "부동산 민심이 선거철 발등의 불이 된 만큼, 양도세 완화 카드를 정부여당이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추측이 많다"고 부연했다.
전날 홍 부총리는 KBS 일요진단에 출연, 부동산 시장 불안에 대해 사과하며 다주택자 매물 출회를 통한 시장 안정을 시사했다.
윤희숙 의원은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역사적인 실패"라며 "실패의 폭도 크지만 예전 참여정부 때의 실패를 가져왔던 정책수단들을 대부분 다시 사용해 더 큰 실패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더 무거운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윤희숙 의원은 "오늘 아침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면서도 중요한 지점에서는 옹호해온 시민단체의 본부장이라는 분이 보수언론에 쓴 칼럼을 보고 놀랐다. 임대차법 통과때 그것에 대한 제 비판이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임대차법을 옹호했던 분이 오늘은 임대차법을 비난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물론 생각은 고정된 것이 아니고, 정책에 대한 입장 역시 새로운 정보가 나타나면 그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공인으로서 했던 발언을 뒤집을 때는, 예전에는 이런 면에 집중하다가 이런 것을 놓쳤다는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자신의 '부동산 5분 연설'을 비판한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본부장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윤희숙 의원은 "우리 사회가 과거의 정책경험에 대해 너무 빨리 망각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것은 이런 역사적 책임에 대한 의식이 소위 '말하는 이들' 사이에서 희박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 안타깝다"고 했다.
한편 이날 문재인 대통령도 신년사를 통해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9년 국민과의 대화에 출연해서는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가 자신있다"면서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하고 있다"고 평가했었다.
불과 5개월 전인 지난해 8월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부동산 종합대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이런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리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당초 정부는 집값 폭등 원인이 공급부족 때문이라는 야당 지적에 공급은 충분하다고 반박해왔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신년사에서 "주거 안정을 위해 필요한 대책 마련을 주저하지 않겠다. 특별히 공급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