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거센 공세에 맞서는 국내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OTT) 업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각자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한편 해외 진출도 모색 중이다. 신규 OTT 업체들도 잇달아 생겨나고 있다.
CJ ENM과 JTBC가 함께 만든 ‘티빙’은 오는 29일 첫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한다. 예능 ‘대탈출’ ‘더 지니어스’ 등을 통해 마니아들로부터 열광적인 인기를 얻은 정종연 PD가 연출을 맡은 ‘여고추리반’(사진)이다. 박지윤, 장도연 등이 출연해 여고에서 벌어지는 수상한 사건과 비밀을 파헤치는 추리형 예능이다.
조대현 티빙사업본부장은 “정 PD의 대표작 ‘대탈출’은 두터운 팬덤을 확보해 방송 채널 tvN 뿐 아니라 OTT 티빙에서도 늘 최상위 순위를 기록했다”며 “새롭게 선보일 ‘여고추리반’도 OTT에 적합한 예능의 정석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티빙은 이를 시작으로 3년간 4000억원을 투자해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한다.
590억원을 투자 받은 ‘왓챠’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다른 플랫폼엔 없는 ‘키딩’ ‘와이 우먼 킬’ 등을 독점 공급하며 구독자를 늘려왔다. 지난해엔 오리지널 콘텐츠 공모전을 열었고, 당선작을 중심으로 제작을 시작한다.
지상파 3사가 운영하는 OTT ‘웨이브’도 900억원을 투자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적극 개발한다. 지난해에만 ‘SF8’ 등 15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도 다수의 콘텐츠를 제작한다. 뿐만 아니다. 왓챠를 중심으로 일본, 동남아 시장 진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신규 OTT 업체들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해 출범한 카카오TV는 ‘며느라기’ ‘개미는 오늘도 뚠뚠’ 등 다양한 콘텐츠로 인기를 얻고 있다.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도 지난달 OTT ‘쿠팡플레이’를 선보이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전문가들은 한국 OTT의 차별화된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국내 OTT에서 아직 내세울만한 오리지널 작품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어떻게 공격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고 차별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세환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정책팀 주임연구원은 “대규모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 넷플릭스를 그대로 따라하기엔 자본 여건상 어려움이 많다”며 “일본, 대만 등 동남아 주요 업체들과 OTT 연합체를 만들어 영리한 성장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