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구시장 23% 성장
국내 가구산업의 연간 총생산액은 14조원 규모다. 부피가 커 운송비가 높은 가구 제품 특성상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9%에 그친다. 90% 이상은 국내에서 소비된다.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0~11월 국내 가구 소매판매액은 1조82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가구 판매액은 지난해 10월 9213억1800만원을 기록했다. 이어 11월에도 9038억8300만원어치가 팔리며 두 달 연속 9000억원대 판매액을 올렸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가구 판매액은 7조42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8% 증가했다. 이 중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3조5742억원으로, 전체 가구 판매액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42.2% 급성장하면서 전체 가구 제품 매출 증대를 견인했다.
이에 따라 가구회사들의 연간 실적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샘은 리모델링 부문 및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가구, 온라인 매출이 지난해 꾸준히 성장하며 작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1조5153억원을 나타냈다. 한샘 관계자는 “리모델링 부문인 한샘 리하우스 실적이 크게 증가하면서 지난해 전체 매출이 약 3년 만에 다시 2조원대를 웃돈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가구업계 매출 2위인 현대리바트는 지난 3분기 1조44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보다 14% 증가한 수치다.
“당분간 호실적 유지될 것”
재택근무가 일상화되고 재택학습이 늘면서 가구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8월 기준 재택·원격 근로자는 50만3000명으로, 1년 전(9만5000명)에 비해 다섯 배 이상 증가했다. 한샘 관계자는 “집이 단순한 거주 공간에서 일과 취미를 영위하는 목적 추구형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했다.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전국 주택매매량은 113만9024가구로 전년(58만6857가구) 대비 66% 증가했다. 수도권은 72% 늘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패닉바잉’이란 말이 나올 만큼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것도 가구업계 호실적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가구업계에선 이런 호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등 인구밀집 지역의 새 아파트 공급이 뚝 끊기면서 기존 노후 주택을 리모델링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서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4만1000여 가구인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2만1000여 가구, 내년 1만2000여 가구로 급감할 전망이다.
또 오는 7월부터 인천계양(1100가구), 남양주진접(1400가구) 등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을 시작으로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 계획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점도 호재가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