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 임성재(23)가 새해 첫 대회에서 경쾌하게 출발했다. 임성재는 8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카팔루아리조트 플랜테이션코스(파73·7596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센트리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7타를 쳤다. 8언더파를 친 공동선두 저스틴 토머스(28·미국)와 해리스 잉글리스(32·미국)에게 2타 뒤진 공동 3위다. 세르히오 가르시아(41·스페인), 패트릭 리드(31·미국) 등이 임성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 대회는 직전 시즌 PGA투어 우승자들이 출전해 겨루는 왕중왕전이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많은 대회가 열리지 않아 올해 대회에는 2020년 투어챔피언십에 참가한 선수들이 출전 명단에 포함돼 42명이 자웅을 겨룬다. 임성재는 지난해 3월 혼다클래식 챔피언 자격으로 대회에 나섰다.
2018년 PGA투어 데뷔 이후 이 대회에 처음 참가한 임성재는 전반 9홀을 도는 동안 낯가림을 하듯 버디 2개에 보기 1개로 1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후반 들어 몸이 풀리자 특유의 날 선 아이언샷을 앞세워 타수를 줄여나갔다.
10번홀(파4)부터 5연속 버디가 나왔다. 특기인 아이언 샷과 웨지 샷이 특히 좋았다. 10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핀 80㎝ 옆에 붙여 버디를 잡았고, 11번홀(파3)에서는 3m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임성재는 세컨드 샷을 12번홀(파4)에서는 핀의 80㎝, 13번홀(파4) 2.7m, 14번홀(파4)에선 10㎝ 옆에 붙여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모두 넣었다. 15번 홀(파5)에서 2m가 채 안 되는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비껴가면서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게 아쉬웠다. 임성재는 “생각했던 대로 샷이 너무 잘돼서 버디 기회를 많이 잡았다”며 “새해를 기분 좋게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회 사상 첫 통산 3승에 도전하는 디펜딩 챔피언 토머스는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기록하며 타이틀 방어에 파란불을 켰다. 브라이슨 디섐보(28·미국)는 4언더파 공동 12위다. 그는 12번홀에서 405야드 장타를 날리는 등 여전히 ‘장타 실험’에 열중하고 있다. 욘 람(27·스페인)이 3언더파 공동 22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37·미국)은 2언더파 공동 30위로 워밍업을 마쳤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