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유통 온도 실시간 추적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의약품 전문운송 업체인 용마로지스와 저온 냉동시설을 보유한 한국초저온 등과 지난주 백신 유통을 위한 모의시험을 했다. 해외에서 온 백신을 특수차량으로 물류센터에 옮긴 뒤 이를 다시 전국 백신 접종센터로 옮기는 작업 전반을 점검했다. 모의시험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몇 가지 보완점이 발견됐지만 큰 문제가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며 “백신 유통이 이뤄지더라도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국내 도입이 확정된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의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영하 70도 이하에서, 미국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 정도에서 유통해야 한다. 바이러스벡터 방식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영상 2~6도면 된다.
용마로지스는 운행 중 최저 영하 20도를 유지할 수 있는 차량을 이날 점검했다. 한국초저온은 영하 70도 이하 저온에서 의약품을 보관할 수 있는 전용 창고를 시험했다. 삼성SDS는 유통 전반 과정에서 적정 온도가 유지되는지, 배송추적시스템이 잘 작동하는지 봤다. 삼성SDS 관계자는 “백신 보관 상자에 특수장치를 부착해 백신 보관 온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개별 백신이 현재 어디에 배송되고 있는지 등 위치 이력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은 미국 미시간주 캘러머주에 있는 화이자 생산시설에서 특수 용기에 담아 출고된다. 드라이아이스가 담긴 특수 용기는 저온 상태로 최장 10일간 보관할 수 있다. 국내에 들여온 뒤에는 특수 용기에서 백신을 빼내 일정 시간 보관한 뒤 각 의료기관에 보급될 전망이다. 백신을 접종센터까지 배송하는 역할은 국내 물류기업들이 맡을 전망이다.
유통 안전성 높아질 듯
업계에선 삼성SDS의 참여로 백신 유통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8월 한 중소 의약품 업체가 유통한 독감 백신이 상온에 노출되면서 백신이 폐기되는 등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와 휴대폰 등 고가 제품의 물류를 담당해온 삼성SDS가 백신 유통에 나서면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삼성SDS는 해외 백신 운송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다음주께 대한항공과 함께 추가 배송 테스트를 진행한다. 삼성SDS와 대한항공, 용마로지스, 한국초저온 등이 별도 컨소시엄을 구성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정부 입찰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콜드체인 시스템 구축의 일환으로 백신을 담을 특수 용기 제작도 진행되고 있다. 용마로지스 관계자는 “아이스박스 안에 질소 냉매를 넣는 방식과 드라이아이스를 넣는 방식 등으로 상자 안 온도를 낮출 수 있다”며 “보관 방식이 결정되면 곧바로 대량생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