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하루 만에 6만 명 가까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자 세 번째 봉쇄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일본은 이르면 오는 7일 두 번째 긴급사태를 선언할 방침이다.
영국 정부는 4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5만8784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2일 기록한 사상 최대 확진자 수(5만7725명)를 이틀 만에 뛰어넘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대국민 TV 연설을 통해 3차 봉쇄조치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새로운 변이가 등장했고 그 확산세가 당황스럽고 두렵다”며 “앞으로 몇 주가 가장 힘들 것이며 영국이 그 어려운 시기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봉쇄조치가 시작되면 시민들은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집에 머물거나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 프로스포츠는 계속 허용된다. 봉쇄 조치로 타격이 큰 소매·접객·레저산업 업체에는 총 45억파운드(약 6조8000억원)의 지원금이 지급된다.
작년 4~5월에 이어 두 번째로 긴급사태를 선언하는 일본은 1분기 경제성장률이 또다시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칠 전망이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일본 정부가 도쿄와 수도권 지역에 긴급사태를 1개월간 선언하면 4조8900억엔(약 52조원)의 개인 소비가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바야시 신이치로 미쓰비시UFJ리서치&컨설팅 수석연구원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면서 기업 도산과 실업이 급증해 1분기 두 자릿수의 역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이 5% 감소하고 실업자가 14만7000명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7일 전문가 자문회의와 국회 보고를 거쳐 당일 또는 8일부터 1개월간 수도권에 긴급사태를 선언할 계획이다.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도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코로나19로 인한 입원 환자 수가 12만5544명으로 또다시 최다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망자를 예상하는 선행지표로 활용되는 입원 환자 수는 33일째 10만 명을 넘었다. 지난주 미국에서는 33초마다 1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반면 백신 접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연방정부는 1541만8500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했지만 1회차 접종을 마친 시민은 456만3260만 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제약사 모더나는 올해 코로나19 백신 생산 목표치를 종전보다 20% 많은 6억 회분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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