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경찰은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수사를 종결할 수 있다. 경찰 수사권이 훨씬 강화되는 것이다. 경찰은 ‘국민 중심 책임수사’를 중심으로 경찰 수사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3일 발표했다. △공감(공감 받는 수사활동) △공정(수사 공정성 제고) △인권(인권보호 장치 강화) △책임(책임 수사체제 구축) △전문(수사 전문가 양성) 등을 주요 키워드로 하는 5대 로드맵을 내놨다. 또 연초부터 보이스피싱 사기 등 서민경제를 침해하는 범죄에 대한 특별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경찰은 사건 접수부터 종결까지 수사 단계별 공정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수사 중 영상녹화를 확대하고 진술녹음을 도입하는 게 대표 방안이다. 부정 청탁 및 유착 가능성을 막기 위해 3중 심사, 경찰 출신 변호사 접촉 시 사전신고 제도 등을 만들었다.
인권보호 장치도 강화한다. 반말이나 심야조사 등 강압적인 수사관행을 바꾸기로 했다. 수사 초기에 가해자와 피해자의 동선을 분리하는 등 조사환경도 개선한다.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한 조서 작성체계도 마련할 계획이다. 조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권침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경찰의 전문수사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도 주요 과제다. 심사관·책임수사지도관을 확대 배치해 수사 전반에 대한 엄격한 심사제도를 둘 예정이다. 수사 전문가를 양성해 경찰수사 역량을 높이는 방안도 있다. 자질 있는 수사관을 책임 있는 수사지휘자로 양성하기 위한 ‘수사관 자격관리제도’를 도입한다. 경찰수사연수원 시설을 확충하고 수사 분야별 전문 교육 및 연구를 강화할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 책임수사 시대를 맞아 수사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피해자 보호와 피해 회복 활동에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민생 사안과 범죄 예방을 강화하는 것을 올해 수사의 핵심 방향으로 제시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그동안 경찰 수사는 책임성이나 독자성이 결여된 사법구조의 한계 속에서 범죄 진압에만 중점을 뒀다”며 “상대적으로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데 소홀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는 피해자 보호와 회복을 최우선 책무로 인식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민생 사건과 관련한 적극적인 단속을 예고했다. 보이스피싱 사기 등 서민경제 침해 사건에 대한 범수사부서 합동·특별 단속을 추진할 계획이다. 침입절도 등 생활범죄에 대해서도 별도 추진단을 마련해 범죄 징후의 조기 발견과 차단 활동에 나선다.
아동·여성 등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에 관해서는 관계기관 연계를 통해 안전망을 구축하기로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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