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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부유층에 퍼지는 중국산 백신…스가 최측근도 맞았다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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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일본의 대기업 및 금융회사 사장과 가족 등 일부 부유층들이 아직 일본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은 중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비밀리에 접종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좀처럼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코로나19에 대한 일본 부유층의 불안과 코로나19 백신을 외교수단으로 삼으려는 중국 정부의 노림수가 결합한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중국 국영제약사 시노팜(중국의약집단)이 제조한 코로나19 백신이 일본에 반입돼 지난해 11월 이후 적어도 18명의 일본 대기업 및 금융사 대표와 가족, 지인들이 접종했다고 1일 보도했다.

접종이 확인된 일본인은 남성 15명, 여성 3명이다. 모두 금융회사와 전자 대기업, 정보기술(IT) 기업 등 일본을 대표하는 회사의 최고경영자와 관계인들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경제단체의 임원을 맡고 있는 경영자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브레인'으로 꼽히는 기업 대표도 명단에 들어있었다.

중국 공산당 간부와 가까운 중국인 컨설턴트가 중국산 백신을 반입하고, 일반 병원의 휴진일에 병원을 빌려 접종하고 있다. 일본의 일부 부유층이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중국산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코로나19 감염 공포 때문으로 알려졌다.

11월22일과 12월19일 두차례에 걸쳐 아내와 함께 접종한 금융회사 사장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자기관리가 소홀한 것이 되기 때문에 경영자로서는 도저히 허락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위상 코로나19가 한창이어도 저녁 회식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법에 저촉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절박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일본 의약품의료기기법은 본인이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 한해 백신을 포함한 의약품 수입을 인정하고 있다. 타인에게 판매 및 양도할 목적으로 백신을 허가없이 반입한 중국인 컨설턴트의 행위는 위법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백신을 조금이라도 빨리 경험하면 새로운 사업을 벌이는데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한 IT기업 사장)'는 사례도 있었다.

중국인 컨설턴트는 마이니치신문의 취재에 응해 중국 공산당 간부로부터 "일본에서 중국산 백신의 저변을 넓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이 개발한 코로나백신은 'mRNA 백신'이라는 신기술을 사용했다. 코로나바이러스 돌기를 만들게 지시하는 mRNA 백신이 주입되면 mRNA의 유전정보에 따라 세포가 스스로 코로나바이러스의 돌기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mRNA 백신은 안정성이 낮아 일반 백신보다 낮은 온도(화이자는 영하 70도, 모더나는 영하 20도)에서 보관해야 한다.

반면 중국 시노팜의 백신은 균이 활성화하지 못하게 만드는 불활화 방식으로 개발됐다. 기존 백신개발에 사용되던 방식으로 mRNA백신과 비교해 가격이 싸고 보관 및 수송이 쉽다.

일본은 이미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과 1억4500만명 분의 백신공급 계약을 체결했거나 합의했다. 자국산 백신 개발도 진행하고 있어 중국산 백신이 일본에서 판로를 개척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일본 부유층을 상대로 중국산 백신 영업을 벌이는 이유는 미국과 유럽산 백신의 효과와 지속성 등에 문제가 생길 때를 대비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본 정부가 중국 백신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때가 온다는 것이다.

중국인 컨설턴트는 "각 분야에서 정부에 발언할 기회가 많은 일본 유력자들의 명단을 추려 개별적으로 접촉했다"며 "이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일본 제약회사 간부에게 동석을 부탁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11월7일 자신의 손으로 대기업을 일군 남성 기업가가 1호로 접종한 이후 중국산 백신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 접종 희망자도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 컨설턴트는 "올해부터는 후생노동성에 영향력이 큰 자민당 국회의원들도 접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은 미국 및 유럽과 어깨를 나란히 할 백신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산 코로나19 백신을 '국제공공재'로 지정하고 "개발도상국에 우선 제공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를 두고 중국이 코로나 백신을 외교 수단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에 접종사례를 늘리는 건 '백신 외교'의 사전 단계라는게 이 신문의 분석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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