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 세계에서 이뤄지는 전체 진료 중 영상진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5%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종전 추정치(1%)보다 4%포인트나 높아졌다. 다만 한국은 현행 의료법상 영상진료 등 원격진료행위는 모두 불법이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코로나19로 활성화된 전 세계 원격 영상 의료 시장을 조사·분석한 '코로나19가 촉진한 원격 의료' 리포트를 냈다고 31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영상 진료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3월에만 영국 미국 독일 당국이 영상 진료 규제를 완화하고 개인 정보 관련 규정을 개정 했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영국의 한 의사는 '일주일 동안 10년치의 변화를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용자들도 영상 진료를 통해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등을 인지했다. 고령층의 인터넷과 스마트기기 사용 비율이 높아지면서 인프라도 충분해졌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미국 노인의료보험제도(Medicare)의 지원을 받는 1차 진료 건수 중 원격의료는 0.1%에 불과했지만 지난 4월 43.5%로 증가했다. 원격의료에는 영상 진료뿐만 아니라 통화, 이메일, 비(非) 영상 소프트웨어 솔루션 등도 포함된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6개국에서 지난 한 해 총 5000억 달러 규모, 85억건의 진료가 이뤄졌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영상 진료가 5%라면 진료 건수 약 4억건, 경제적 규모는 약 250억 달러(약 27조원)에 이를 것으로 딜로이트는 추정했다.
영상 진료를 포함한 원격 의료 비중이 증가할수록 관련 기술 기업들의 비즈니스도 확대될 전망이다. 내년 원격의료 및 가상진료 솔루션 시장은 8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 진료 성장과 함께 의료기기 수준의 가정용 헬스케어 기술도 지난해 대비 20% 성장해 판매금액이 33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