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경제는 작년보다 크게 개선될 게 확실시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작년 경기가 워낙 침체됐던 데 따른 기저 효과 때문이다. 코로나 백신이 대량 배포된 뒤 소비자들이 적극적인 ‘보복 소비’에 나서면서 경제가 활력을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76개 글로벌 투자은행은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8%(중간값 기준)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작년엔 -3.6%로 부진했지만 올해 급반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하면 2000년(4.1%) 이후 21년 만에 최고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영국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3.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3.2%로 예상했다. IMF의 경우 2019년 2.2%로 호조를 보였던 미국 경제가 작년 -4.3%로 추락했다가 올해 2015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상승률은 올해도 미 중앙은행(Fed)의 장기 목표치(2.0%)를 밑돌 것이란 관측이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연말 물가상승률이 1.7%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물가가 올해 말에도 목표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는 건 현재의 ‘제로 금리’가 최소 1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Fed는 작년 8월 평균물가목표제(AIT)를 도입해 물가가 목표를 일시 초과하더라도 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백신이 대량 보급되기 어려운 봄까지는 경기가 눈에 띄게 회복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최근 재계 및 학계 전문가 6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성장률은 1.9%(연율 기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다 2분기에 4.2%로 급반등할 것으로 봤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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