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의 350개 중소 부품 협력사들이 납품을 거부하는 대기업 부품업체에 부품 공급을 재개해달라고 호소했다.
쌍용차 협력업체로 구성된 쌍용자동차협동회는 30일 '쌍용자동차 경영 정상화를 위한 협력사 호소문'을 내고 "쌍용차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는 물론 16만여명의 임직원이 소속된 중소 협력사의 고용 안정과 생존을 위해 부품 공급과 지원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협력사들은 "일부 대기업과 외국계 부품 협력사들이 회생절차를 이유로 부품 공급을 거부해 쌍용차가 생산 중단의 위기를 맞았다"며 "이로 인해 대부분의 중소 협력사도 생산 라인을 멈춰 연쇄 부도와 실업 위기에 내몰렸다"고 설명했다.
쌍용자동차협동회는 전날도 회원사에 공문을 보내 "쌍용차를 믿고 납품과 인내로 회생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며 원활한 부품 공급을 당부했다. 안정적인 납품을 통해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를 돕고, 이를 통해 협력사들도 공생해야 한다는 취지다.
협동회는 "12월에 만기가 도래한 어음의 50%를 이달 29일과 30일 현금으로 결제받기로 했다"며 "나머지 금액도 순차적으로 결제받을 것을 쌍용차로부터 약속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동회 회원사의 고용 유지와 경영 지속을 위해서는 쌍용차가 새 주인을 찾아 안정된 영업 행위를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쌍용차는 현대모비스(헤드램프)와 S&T중공업(차축 어셈블리), LG하우시스(범퍼), 보그워너오창(T/C 어셈블리), 콘티넨탈오토모티브(콤비 미터) 등 5개 대기업 부품사가 납품을 거부하며 24일과 28일 평택공장의 생산을 중단했다.
현대모비스와 S&T중공업은 29일부터 부품 공급을 재개했고, LG하우시스도 일시적으로 공급을 재개하면서 쌍용차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외국계 부품사인 보그워너오창과 콘티넨탈오토모티브와도 납품 재개를 협의 중이다.
다만 일부 중견 기업도 대금이 떼일 것을 우려해 납품 중단을 통보했고 기 납품한 물건에 대해서도 현금 결제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일단 협의 중인 부품업체들로부터 재고 물량을 납품받아 연말까지는 공장을 정상 가동할 예정이다.
협동회는 "저희 협력사들도 항후 국가 자동차 산업의 일원으로서 국가 시책과 쌍용차의 회생에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지난 22일 노조와의 간담회에서 "현재 매각이 더딘 것은 인도 규정 때문"이라며 "ARS 프로그램을 통해 채권단과 조정 협의를 잘하고 투자자 협상도 잘해서 빨리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