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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르던 철강업계 "후판값 올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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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업계는 연말 몰아치기 수주에도 불구하고 선박용 후판(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의 가격 인상을 우려하고 있다. 철강업계는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후판 가격이 생산 원가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더 이상 가격 인상을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2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지난 21일 t당 176달러로 2013년 2월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한 달 새 41.9% 뛰었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데 반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주요 철광석 수출국인 호주, 브라질에서 생산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철강사들은 원가 부담을 반영해 유통업체에 판매하는 열연 강판과 후판 가격을 이미 인상했고 내년에도 추가 인상에 나설 계획이다. 포스코는 유통업체에 대해 이달부터 t당 3만원씩 가격을 올렸다. 현대제철도 지난 1일과 14일 유통업체에 대한 선박용 후판 가격을 t당 3만원씩 총 6만원 인상했다.

조선사 등 거대 수요처는 개별협상으로 가격이 정해지는 만큼 양측 간 줄다리기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반기(6개월)마다 회사별로 후판 가격 협상을 한다. 후판 가격은 2016년 이후 t당 60만~70만원 선에서 동결됐다. 최고점을 찍었던 2008년(110만원 선)에 비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철강사들은 수주 가뭄에 시달린 조선사들의 사정을 감안해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지만 이제는 가격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산 후판 가격은 2년 만에 최고치인 t당 600달러(약 66만원)까지 올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후판 사업에서 수천억원의 적자를 보면서도 조선업계를 배려해 가격 인상을 최소화했다”며 “조선업계 수주가 늘고 있는 만큼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후판 가격 인상이 수주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난감해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금 수주계약을 맺더라도 배를 건조할 때까지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바로 돈을 받는 게 아니다”며 “후판 가격 인상은 재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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