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노조는 23일 "2009년 이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산별노조인 금속노조는 탈퇴했다"며 민주노총에 선을 그었다. 이른바 ‘옥쇄 파업’으로 불린 2009년 평택공장의 77일간 파업이 재현될 수 있다는 자동차 업계 안팎의 우려 잠재우기에 나선 모습이다.
쌍용차 노조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에 대해 이날 입장문을 내고 "다시 회생절차를 밟는 것에 대해서 스스로 반성하고 자숙한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노동조합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11년만에 회생절차를 신청한 것은 유감이지만,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결정 신청서(ARS) 제출과 적용에 동의한다"고 입장을 내놨다. 회생절차에 대해서는 "매각이 가시회되지 않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선택"이라며 "매각을 조기에 매듭지어 고용안정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또한 쌍용차의 위기 상황을 민주노총 금속노조가 대변하거나 개입하는 것에는 거부감을 드러냈다. 앞서 2009년 쌍용차 옥쇄파업을 이끈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노사 모두가 자랑해온 협력적 노사관계는 마힌드라 먹튀 부역자에 불과했다”며 금속노조와 쌍용차지부는 해법 마련을 위한 대안 토론회를 하고 있다. 민주노조가 희망이기에.”라고 글을 올렸다.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민주노총이 전면에 나설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그는 쌍용차 해직자 전원 복귀 조치로 지난 5월부터 평택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 같은 비난에 쌍용차 노조는 "노조는 사회적 약속 실현을 위해 지난 11년 연속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고 해고자 전원도 현장에 복직시켜 대국민 약속을 실천했다"며 이는 금속노조를 탈퇴하고 상생적 노사관계를 발전시킨 쌍용차 구성원들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임금삭감과 복지중단 등 자구안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올해도 임금동결로 완성차 업계에서 가장 먼저 임단협을 마쳤다"며 "1000억원 규모 자구안의 실천으로 올 뉴 렉스턴을 출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노조는 조합원들이 2009년 옥쇄파업의 재발은 원하지 않는다고 봤다.
노조는 "임금삭감이 포함된 자구안에 조합원 95% 이상이 참여했다"며 "대립적인 투쟁관계보다 협력적인 상생관계를 선호한다는 조합원들의 의지가 표명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현실을 외면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현재의 쌍용차 상황을 대변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앞으로 쌍용차에 관한 사항은 노조가 직접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에는 '소수'인 17명이 속했을 뿐이라고도 덧붙였다.
노조는 고용안정을 위해 쌍용차 매각에 적극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조합원들의 명령에 따라서 매각협상에 임했고 총고용이 확보되는 정책을 준비하겠다"며 "전체 노동자와 협력사 노동자들의 고용이 확보될 수 있는 매각을 매듭짓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주주 마힌드라에는 '결자해지'의 자세를 요구했다. 쌍용차가 매각을 통해 새 투자자를 찾게 된 것은 마힌드라가 230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철회한 것이 원인이며, 이번 회생절차 역시 마힌드라가 HAAH오토모티브 등 새 투자자와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협상을 지연시킨 탓이라는 지적이다. 노조는 마힌드라에 "매각이 성사될 수 있도록 결자해지 자세로 임하길 바란다"며 "매각을 통해 마힌드라의 책임이 강제된다면 정부 및 채권단도 지원에 나서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또 "쌍용차 협력사들이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다. 현실이 될 수 있는 고용대란을 막기 위해 ARS 프로그램 기간 동안 정부와 채권단이 적극적인 대응책을 준비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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