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환자수가 20만명을 넘어선 날 스가 요시히데 총리
(사진 가운데) 내각의 지지율이 처음으로 40%를 밑돌았다.
아사히신문이 2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스가 내각 지지율은 39%로 지난달의 56%보다 17%포인트 급락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35%로 지난달보다 15%포인트 늘어났다. 지난 9월16일 60% 이상의 지지를 받으며 출범한 스가 내각의 지지율이 100일도 안돼 40%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자민당 지지층의 내각지지율이 83%에서 67%로 하락해 지지기반의 민심이반이 뚜렷했다. 최근 다른 미디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스가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40% 초반대(13일 마이니치신문 40%, 14일 NHK 42%)였다.
지지율이 워낙 빠른 속도로 하락하자 일본 정계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스가 내각이 단명 정권으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의 미숙한 코로나19 대응이 지지율 급락의 첫번째 이유로 꼽힌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평가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56%로 한 달 만에 16%포인트 올랐다. '평가한다'는 응답은 33%였다. '코로나19 대책과 관련해 스가 총리의 지도력을 발휘되지 않고 있다'는 응답도 70%에 달했다. '발휘되고 있다'는 응답은 19%에 그쳤다. 스가 총리는 8여년간의 관방장관 경력을 통해 쌓은 위기관리 능력을 최대 자산으로 내세워왔지만 일본 국민들은 이를 평가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지난 14일 중단을 선언한 여행장려책 '고투 트래블 캠페인'의 중단시점에 대해서도 '너무 늦었다'는 응답이 79%에 달했다. 스가 총리가 최근 5명 이상이 모인 회식에 참석한데 대해서도 '문제있다'는 응답이 66%로 '문제없다(28%)'는 답변을 크게 웃돌았다.
스가 내각의 지지율 40%선이 무너진 날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수는 처음 2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1월16일 첫 환자가 확인된 후 11개월 만이다. 전날 하루 동안 일본 전역에서 2501명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누적 감염자수가 20만68명으로 늘었다. 불과 3주 만에 확진자가 5만명 늘면서 52일 만에 누적 감염자수는 2배가 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도쿄올림픽을 개최해야 한다는 여론도 크게 줄었다. '내년 여름 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해야 한다'는 응답은 30%로 지난달보다 11%포인트 줄었다. '다시 연기해야 한다'는 응답은 33%, '중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32%였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