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받아가세요!”
18일 오전 7시30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은 떡을 나눠주는 한 무리의 사람들(사진)로 시끌벅적했다. 이날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환갑 생일(양력 기준)을 맞은 날로, 지지자 10여 명이 ‘생일상’을 차린 것이다.
정작 윤 총장은 정직 처분을 받고 출근하지 않았지만 이들은 20개 박스, 1000개의 떡을 준비했다. 이들은 생일파티용 고깔모자를 쓴 채, 출근하는 대검 직원들에게 손바닥만 한 크기의 모둠떡을 건넸다. 떡을 받는 사람은 네다섯 명 중 한 명꼴에 그쳤다. 지지자들은 “수사를 잘하는 사람들은 떡을 받아간다”고 외치기도 했다.
입간판도 세워졌다. ‘윤석열 검찰총장님 회갑을 축하드립니다’라는 축하 문구부터 ‘윤석열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문재인 사퇴하라’ 등 정치적 구호들도 등장했다. 아이돌 가수의 노래도 흘러나왔다. 이 행사는 오전 9시30분께 지지자들이 케이크에 촛불을 붙이고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서초동 대검찰청 정문 양쪽 담벼락과 길 건너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담을 따라 근조 화환 444개가 빼곡히 세워졌다. 지지자들이 전날 징계위원회가 열린 정부과천청사 앞에 있던 화환들을 옮겨온 것이다. 근조 화환 개수인 ‘444’는 ‘월성 원전 1호기’ 감사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감사 전날 몰래 지운 파일의 개수이자 ‘대한민국 법치주의는 죽었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여론조사 결과뿐 아니라 서초동으로 몰려오는 열성 지지자들 때문에 윤 총장의 일거수일투족이 더 정치적으로 해석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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