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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파운드리 대어 또 잡은 삼성…"TSMC엔 없는 4나노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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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지난 9월 출시한 그래픽카드(게임기 등에서 영상 재생을 담당하는 부품) ‘지포스 RTX 30’ 시리즈는 세계 시장에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지포스 대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나 시장에 나오는 즉시 완판되고 있다.

제품을 사지 못한 소비자들은 그래픽카드의 핵심 부품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수탁생산하는 삼성전자를 탓했다. “공급 부족은 삼성전자의 낮은 GPU 수율(양품 비율) 때문”이란 얘기가 퍼졌다. “엔비디아가 삼성 대신 TSMC와 손을 잡을 것”이란 외신 보도까지 나왔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GPU 추가 물량까지 따내면서 수율 관련 논란은 ‘악의적인 루머’였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파운드리 수율 논란 일축
1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경기 화성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 8㎚(나노미터, 1㎚=10억분의 1m) 공정에서 엔비디아의 GPU 추가 물량을 생산 중이다. 삼성전자는 9월 나온 지포스 RTX 30 시리즈의 GPU 파운드리를 담당했다. 그래픽카드 공급 부족 상황이 심해지자 엔비디아가 다시 한 번 삼성전자에 주문을 넣은 것이다.

엔비디아가 세계 1위 파운드리업체 TSMC가 아닌, 삼성전자와 손잡은 것을 두고 ‘기술력’과 ‘납품 일정’을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 8㎚ 공정은 극자외선(EUV)을 활용한 7㎚ 이하 공정만큼은 아니지만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업체 퀄컴도 대다수 중상급 제품의 생산을 삼성전자 8㎚ 공정에 맡겼다.

안정적인 납품 일정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EUV 공정은 TSMC와 삼성전자 모두 주문이 밀려 있는 상황이지만 8㎚ 공정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엔비디아로선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데 성능엔 큰 차이가 없는 삼성 8㎚ 공정을 제외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고객과 제품군 다양화…TSMC 추격
엔비디아를 포함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고객사는 증가 추세다. 퀄컴, 구글, 시스코, IBM, 중국 바이두 등으로 고객군이 다변화됐다. 주문받은 제품도 스마트폰용 AP 중심에서 GPU, 인공지능(AI)칩 등으로 확대됐다. 업계에선 “고객의 질과 양이 모두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올해 역대 최고 매출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사업에서 140억5400만달러(약 15조4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122억6700만달러)보다 17.9% 증가한 수치다. 트렌드포스는 “시스템온칩(SoC)과 고성능컴퓨팅(HPC)칩 파운드리 수요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내년은 파운드리 세계 1위 TSMC 추격의 승부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4분기 기준 점유율 16.4%로 세계 2위지만 TSMC(55.6%)와의 격차는 30%포인트 이상이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 파이가 커지면서 TSMC 실적도 삼성전자만큼 가파르게 늘고 있다. 최신 생산라인인 5㎚ 공정의 고객 확보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정기 인사를 통해 파운드리사업부의 사업부장, 전략마케팅실장, 제조기술센터장 등 핵심 임원 진용을 새롭게 갖췄다.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동시에 4㎚, 3㎚ 등 차세대 공정에서 TSMC를 누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일 취임한 최시영 신임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최근 한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나 “4㎚ 공정은 일정에 맞춰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며 “파운드리는 삼성전자에서 상당히 중요한 사업인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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