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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아라" vs "열어라"…'거리두기 3단계' 대형마트 어쩌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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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 사람을 보세요. 이렇게 많은데 코로나19 잡으려면 당연히 닫아야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며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논의하는 가운데, 대형마트도 집합금지 대상에 포함해야 하는지를 두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직장인 유모 씨(37·여)는 "일 끝나고 집에 도착하면 이미 여덟시 반"이라며 "대형마트 운영 시간을 밤9시로 단축하니 퇴근 후 회사 근처에서 장을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운영시간을 단축한 것만 해도 너무 불편한데 아예 이용을 못한다면 불편이 너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쇼핑 카트에 라면과 휴지 등 생필품을 담던 임모 씨(43)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려니 '코로나19로 물량이 많아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는 공지가 떴다"며 "배송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니 그냥 점포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온라인 쇼핑몰과 배송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만, 전국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생필품 구매에 차질이 생길 것 같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더라도 대형마트는 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시 면적 300㎡ 이상 소매 점포도 '집합 금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78명으로 집계됐다. 전국 누적 확진자 수는 4만5442명이다. 정부는 단기간에 확진자 수가 하루 1200명대까지 늘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포함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올라가면 백화점·복합쇼핑몰·아웃렛 등 대형 유통시설(면적 300㎡ 이상 소매 점포)은 집합 금지 조처가 내려지고 영업이 중단된다. 대형마트는 면적 기준으로 대형 유통시설에 해당하지만, 생필품을 취급하는 '필수 시설'로도 분류된다. 집합 금지 대상인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대형마트 문을 닫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주부 김모 씨(53·여)는 "이틀 전 대형마트를 방문했다가 선착순으로 생선을 할인한다는 직원의 소리에 사람들이 판매대에 다닥다닥 붙어 줄을 서는 모습을 봤다"며 "마트 내에서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 3단계로 격상하면 문을 닫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트 점포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의견도 집합 금지에 쏠렸다. 마트노조는 15일 입장문을 내고 "대형마트는 생필품을 사려는 인파들로 북적이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마트노조는 "중요한 생필품은 중소상공업체와 인접 상점에서 충분히 구매할 수 있다. 대형마트를 제한시설에서 제외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밀려드는 고객으로 매장 내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색해지고 있다"며 "거리두기 3단계에서 대형마트도 집합 금지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트업계 "영업제한하면 코로나19 확산에 오히려 악영향"
대형마트 업계는 영업제한 대상에서 대형마트를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온라인 쇼핑몰이 취급하는 생필품은 한정됐고, 방역 조치가 미흡한 소규모 가게로 소비자가 몰리면 밀접접촉이 더욱 많아져 코로나19 사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이유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이 회원사로 있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는 산업통상자원부에 전달한 건의문에서 "대형마트는 식품 등 생활필수품을 국민에게 보급하는 대표적인 소매업태"라며 "재난 발생시 그 유통기능이 오히려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 대구 지역의 신천지 사건으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해 고강도 방역조치를 취할 때, 생필품 사재기와 같은 대혼란이 발생하지 않은 이유는 대형마트가 생필품 보급기지로서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협회는 또 밤9시 이후 영업 제한을 해제하고 월 2회 일요일 의무휴업도 한시적으로 해제해 요일·시간별 소비자 밀도를 분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 관계자는 "마트를 집합금지 대상에서 제외할지 포함할지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효과적인 방역과 국민 생활의 불편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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