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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세금으로 패딩 사서 나눠 입은 서울시 공무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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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일부 부서에서 현장감독 업무를 맡은 이들에게 지급하기 위해 편성한 피복비를 유용해 방한복 등을 구입한 뒤 전 부서원이 나눠 입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감사 결과는 행정처분인 '주의' 조치를 내리는 데 그쳤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시 감사위원회가 시행한 감사 결과 일부 서울시 공무원들이 피복비 예산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정황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현장감독공무원이나 업무성격상 제복 착용이 불가피한 업무 담당자에게만 피복 지급 시 사용할 수 있는 예산으로 방한복과 등산화 등을 사서 현장직을 포함한 부서 내 모든 직원이 나눠 가진 것이다.

푸른도시국 산지방재과는 지난해 시설부대비 297만원으로 등산화 11족을 구매해 현장감독공무원을 포함한 부서 전 직원이 나눠 신은 것으로 드러났다. 도시기반시설본부 안전관리과도 같은 해 안전장구를 구입한다는 이유로 사무관리비 250만원을 등산복 바지 25벌을 사는데 사용했다. 해당 과는 바지를 누가 몇 벌씩 나눠가졌는지 지급 내역도 남기지 않았다. 당시 안전관리과 직원은 12명뿐이었다.

서울시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기획조정실 예산담당관도 예산을 허투루 쓴 사실이 밝혀졌다. 예산담당관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주요 예산사업 현장 점검을 이유로 사무관리비 2834만원을 들여 근무복과 방한복을 구매해 전 부서원이 나눠 입었다. 방한복을 2년 연속 중복해 지급받은 직원도 전체 부서원의 3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조정실 관계자는 "매년 겨울 사무실에서 쪽잠을 자며 새벽퇴근과 철야근무를 하는 직원들의 건강유지를 위해 동계 방한복을 구매했다"고 해명했다.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본청과 도시기반시설본부, 한강사업본부 등을 대상으로 시행한 이번 감사 결과 이처럼 피복비를 유용한 부서는 20곳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비위 행위에 대한 처분은 모두 '주의 요구'에 그쳤다.

감사위원회 관계자는 "규정을 숙지하지 못했거나, 관례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해당 부서에 관련 규정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 진행했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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