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3일 대북전단 살포 금지를 골자로 하는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대북전단금지법 상정에 국민의힘, 태영호로 맞불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대북전단금지법이 본회의에 상정된 직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태영호 의원을 첫 주자로 내세웠다.연단에 오른 태영호 의원은 "오늘 올해 첫눈이 내렸다. 대한민국에 와서 네 번째로 내린 첫눈을 보며 북에 두고 온 형제들과 친인척들, 동료들 생각이 떠올랐다"며 "평양에도 눈이 왔을 것이다. 한국처럼 북한의 아이들도 너무 좋아 아마 집 밖에 나가 눈사람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태영호 의원은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뒤따라야 한다는 시장원리를 영구적 한반도 평화 통일이라는 위업 성취에 적용해 보잔 취지로 토론하고자 한다"며 "얼마 전 단둥에 다녀온 사람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그 사람에 따르면 북한 사람이 한국 사람 보고 비례대표제에 대해 물었다고 한다. 저는 기뻤다. 바로 이 상대에 대한 궁금증, 알아가는 과정이 이 땅의 평화를 영구히 지키고 남북의 종국적 평화적 통일을 이루는 길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당국은 한국에 대해 주민들에게 남조선 괴뢰라고 하라고 강요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한국을 향해 아랫동네, 상품은 아랫동네상품이라고 다정히 부른다"며 "1980년대 초만 해도 총각, 처녀가 데이트할 때 공산주의식으로 동무라고 호칭을 썼지만 지금 북한의 청춘남녀가 데이트할 때 동무라는 표현을 썼다가는 돈키호테라고 웃음거리 된다. 너무나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많이 봐서 지금은 한국처럼 '오빠야' '자기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국회가 김여정 따라 법 만드는가"
그는 "북한엔 수요가 있고 우리에겐 공급할 능력이 있다"며 "더불어민주당 의원님들, 솔직하게 얘기해보자. 김여정이 법이라도 만들라고 안 했다면 이런 법을 만들 생각을 했겠나. 이게 지금 무슨 꼴인가. 국회가 김여정을 따라 법을 만들다니 정말 참담하다"고 지적했다.그는 또 "이건 대북전단금지법이 아니다"며 "북한으로 대한민국의 위대한 가치와 자유 평등, 민주 정신이 들어가는 걸 막고 김정은과 손잡고 북한의 주민들을 영원히 노예의 처지에서 헤매게 하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등을 감안해 남북관계발전법에 대해서도 표결 종결 동의를 제출했다. 국회법에 따라 동의가 제출된 지 24시간이 경과한 14일 오후 8시52분께 종결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태영호 의원의 토론이 끝날 경우 민주당에서는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의원이 토론 주자로 나선다. 외통위 소속인 이재정 민주당 의원도 토론을 준비 중이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