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무도한 아동 성범죄를 저지른 후 12년 형을 마친 조두순이 내일(12일) 출소해 사회로 돌아온다.
법무부에 따르면 조두순은 이날 오전 6시를 전후로 형기를 마치고 석방될 예정이다.
조두순은 출소하기 전 교정기관에서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하지만 성폭력 재범 292건 중 53.8%에 달하며, 사건 지역은 범죄자 거주지 1km 이내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을 커져만 가는 상황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서울 88.5% 학교의 인근에 성범죄자가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또 다른 조두순,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이런 가운데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PD수첩에 나온 소름돋는 장면'이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방송된 PD수첩의 한 장면이 공유됐다.
해당 사진 속에는 한 남성이 놀이터에서 아이들을 쳐다보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7세 아동을 성추행하고 미성년자를 강간한 성범죄자로 대역이 아니라 실제 놀이터에 매일 가서 아이들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부터 약 111만 명이 조두순의 출소를 반대했지만 소용없었다. 조두순은 12년 형을 마치는 12일 예정대로 배우자가 있는 안산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안산시를 비롯해 법무부, 국회에선 조두순 출소 이후를 대비한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피해자인 나영이(가명) 아버지는 PD수첩에 "어쩔 수 없이 (이사) 갈 수밖에 없는 입장에 닥쳤다"면서 "12년 동안 (관련당국이) 아무것도 한 게 없으니까. 그동안 출소에 대한 대책이 별로 없었지 않나"라고 한탄했다.
법무부, 여가부, 경찰청 등 관련 기관은 지난 10월 조두순 출소 이후에 대비해 각종 대책을 내놨다. 조두순의 주거 예정지 반경 1km 안에 CCTV 35대를 추가 설치하고 방범 초소를 마련하는 한편, 24시간 상시모니터링도 실시할 계획이다. 안산시는 10억 원을 투자해 CCTV 및 안면인식카메라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 대책들로 조두순을 막을 수 있을까. 대한민국엔 과연 조두순 뿐일까.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교 교수는 "어쩌면 조두순과 유사한 아동성범죄자는 조두순 사건 이전에도 많았고, 앞으로도 많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PD수첩이 만난 아동성범죄자들은 범죄 현장에서 1km도 채 안 되는 곳에 살고 있었다. 모두 이미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신상정보가 공개돼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 중엔 12년 형을 살고 나와 8일 만에 다시 범죄를 저지른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억울해 했다. 피해자가 먼저 본인을 유혹했고, 이미 ‘돈을 주고’ 한 일이었고, “엄청난 뭐(인물)도 아닌 일개” 아이 때문에 본인이 피해를 봤다고 어떤 이는 "피해자를 찾아 죽이고 싶다"고도 했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성범죄 재발율이 높은 것에 대해 "교정의 실패가 아니라, ‘교정의 한계’다"라며 "치료프로그램 등이 더 들어가야 되는데, 교정시설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현실을 지적했다.
승 박사는 "재범이 만약 벌어진다면 국가의 공권력과 국가 사법 시스템이 진짜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조두순의 재범을 목숨 걸고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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