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법인 및 개인사업자를 위한 기업 전용 뱅킹 앱을 새로 내놓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 금융의 무게추가 비대면 중심으로 이동한 데 따른 조치다. 은행마다 기존 앱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어 비대면 기업 뱅킹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15일 법인 및 개인사업자 전용 모바일 앱인 ‘우리WON뱅킹 기업’을 출시한다. 기존 기업뱅킹 앱인 ‘원터치기업 모바일뱅킹’을 전면 개편했다. 승인·결재·자금 흐름 확인이 중요한 기업의 수요에 맞춰 화면과 메뉴를 새로 구성했다는 설명이다.
새 앱은 기존 앱에 없던 기능을 대거 탑재했다. ‘간편 잔액 채우기’ 기능이 대표적이다. 송금 시 잔액이 부족하더라도 따로 돈을 이체해 채울 필요가 없다. 미리 연동해둔 다른 법인 계좌 중 하나를 선택하면 별도 인증 없이 잔액을 끌어올 수 있다. 금융 거래 처리 내역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화면 구성도 바꿨다. 순차적으로 송금 리스트를 보여주고, 대규모 데이터는 표 형태로 제공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수십 건 수준이던 이체 건수 한도도 최대 500건으로 늘렸다”며 “내년에는 최대 5000건까지 한도를 더 늘릴 계획이어서 대량 송금 시 훨씬 편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 △대출 신청서 등 서류 작성 △대출 심사 서류 자동 제출(스크래핑) △정책자금 매칭 컨설팅 △디지털 OTP 적용 △초성 검색 기능 등도 선보인다.
우리은행이 법인 뱅킹 앱을 새로 개편한 것은 기업의 모바일 금융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 뱅킹은 개인 뱅킹에 비해 제출 서류가 많고 대출 검증 작업 등이 더 복잡해 대부분 영업점을 통해 이뤄졌다”며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가 늘고 지점 방문이 줄면서 기업 모바일 뱅킹 비중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들도 기존 법인 뱅킹 앱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새 기능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하반기 법인 모바일뱅킹 플랫폼 ‘쏠 비즈’를 출시했다. 기업용 공인인증서 없이 지문·패턴 로그인을 지원하고 14개 금융상품을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게 했다. 국민은행은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도 비대면으로 기업 여신을 받을 수 있는 ‘KB스마트기업대출 서비스’를 지난달 내놨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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