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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계소문] 관객이 사라졌다…MMA·MAMA, 코로나 시대의 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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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이 사라졌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이 불러온 위기다. 세계 각국으로 무대를 넓혔던 K팝 시장은 팬들과의 대면이 불가해지면서 '온라인 연결'로 새 활로를 모색했다. 완벽한 대체재는 될 수 없지만, 비대면 시대에 '온택트(비대면을 뜻하는 Untact에 외부와의 연결을 의미하는 On을 더한 개념)'라는 뉴노멀을 만들어냈다.

2020년 K팝이 거둔 성과는 대단했다. 방탄소년단(BTS)은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의 양대 메인 차트인 '핫 100'과 '빌보드 200' 1위를 모두 석권했다. 영어곡에 이어 한국어 가사로 된 곡까지 정상에 올렸으니 그 가치는 1위 이상으로 더욱 값졌다. 그룹 블랙핑크(BLACKPINK), NCT도 호성적을 거두며 해외 활약을 이어갔고, 이달의 소녀, 트레저,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에스파 등 대형 루키들도 빌보드 차트에 새롭게 진입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게 축포를 터트려야했지만 코로나 팬데믹 와중에 국내에서의 축제 또한 여러 상황을 고려, 조심스럽기만 했다.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모두가 어려운 상황에 저희만 좋은 소식을 들고 오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사실은 마음이 참 무거울 때도 있었고, 편치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서툰 진심이 가 닿았으면 합니다."
방탄소년단 리더 RM이 시상식 무대에 올라 밝힌 수상 소감이다. 올해도 음악 시상식이 하나, 둘 스타트를 끊었다. 팬데믹 상황 속 페스티벌이라니, 기쁨과 아픔이 공존하는 상황에서 각 시상식은 위로와 연결의 의미를 담아 음악으로 교류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업계는 일찍이 시상식 개최를 두고 취소가 아닌, 방식의 전환을 고려해왔다. 무관중에 아티스트 및 스태프 간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사전 녹화를 적극 활용, 코로나19 상황에 맞는 콘셉트를 강화하고 비대면 진행 방식을 적용했다.
◆ 콘텐츠 전략 펼친 MMA, 비대면 최적화vs허전함 부른 간소화

멜론뮤직어워드(MMA)는 약 4일에 걸쳐 콘텐츠를 공개하는 'MMA WEEK'를 준비, 마지막날 메인 시상식과 공연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온라인으로 시상식을 관람한다는 특성에 걸맞게 프로세스 자체를 콘텐츠화했다는 점은 'MMA'만의 큰 강점이었다. 멜론의 데이터를 활용한 웹예능 '돋보기', '정세운의 다.플.리' 등을 선보이는가 하면, 진솔한 음악 이야기에 라이브까지 곁들인 데이식스와 장범준의 '타이니 룸 라이브', 박문치의 '시티 뮤직 투어', 다모임의 'FLEX 파티 스테이지' 등 신선한 콘셉트를 가미한 콘텐츠 전략을 펼쳤다. 손바닥 위 화면, 즉 모바일로 즐기기에 아주 적합한 시도였다. 멜론은 시상식 다시보기 영상을 제공하며 '정주행'이라 표현했는데, 이 또한 4일간 다수의 콘텐츠를 내놓은 'MMA'만의 특성이 있기에 가능했다.

음원 플랫폼답게 장르의 다양성을 추구한 점 또한 인상적이었다. K팝, 밴드, 트로트, OST, 힙합 무대는 물론, 얼터너티브 퓨전 밴드 이날치까지 만나볼 수 있었다. 시상도 대상을 포함한 주요 부문과 다채로운 장르상을 비롯해 코러스·드럼·기타·베이스·건반/신디 등이 포함된 세션상을 신설해 의미를 더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코로나19 유행 상황에 걸맞게 공연은 물론 시상까지 사전 녹화로 진행했다는 점이었다. 아티스트 및 스태프들 등의 인원 밀집을 막겠다는 의도가 반영됐다. 이로 인해 시상식 개최 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이찬원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또 시상식 이후 가수들이 대거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상황에서도 'MMA'는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있었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행사가 4일 동안 나눠 진행됐던 만큼 마지막 메인 시상식에 대한 집중도가 다소 떨어졌다는 점이다. 시상자 없이 화면으로 빠르게 수상자가 공개되며 공연 외 과정을 간소화했다. 출연 팀도 11팀 내외로, 이 밖에 여러 아티스트 및 배우들이 사전 인터뷰 영상을 보내왔지만 페스티벌 분위기로 이어지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또 온라인 공연의 핵심인 증강현실(AR) 기술도 극히 일부 아티스트의 무대에만 적용됐고, 기존 온라인 콘서트를 접해 본 음악 팬들에게는 크게 새로울 게 없는 테크니컬 효과 및 연출이 아쉬움을 남겼다. 단, 임영웅의 무대에서 선보인 3D 사운드는 이어폰이나 헤드셋을 끼고 들으면 서라운드로 한층 풍성하게 그의 보컬에 집중할 수 있어 놀라움을 안겼다.
◆ 기술력 집약한 MAMA, 공연 퀄리티 최상vs반쪽짜리 비대면 위험

엠넷아시안뮤직어워즈(MAMA)는 이번에도 압도적인 스케일을 추구했다. 사전에 녹화한 공연 무대와 현장에서 진행한 시상까지 행사는 장장 6시간 동안 펼쳐졌다. 단연 돋보이는 것은 기술력과 기획력이었다. 대부분의 무대에 AR, 확장현실(XR) 등의 첨단 기술이 가미됐다. 실사를 기반으로 입체 영상을 입히는 신기술인 볼류메트릭으로 방탄소년단의 무대에서는 건강 상의 이유로 불참한 슈가까지 소환해냈다. CJ ENM에 따르면 이번 'MAMA'에는 7대의 AR 전용 카메라가 동원됐다. 아티스트별 특성에 맞게 구성된 연출과 그래픽 효과가 매 무대마다 장관을 이뤘다. 화면을 넘어 전해져오는 현장감이 온라인 공연 이상의 몰입을 가져왔다.

기술력 만큼이나 무대 기획력도 인상적이었다. '뉴토피아'라는 타이틀 아래 전 세계인의 연결을 강조한 'MAMA'는 아티스트별 단독 무대 외에도 제시·화사, 오마이걸·(여자)아이들의 컬래버레이션 무대, 예능프로그램 '킹덤' 출연을 예고하는 퍼포먼스, 크래비티·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커버 무대로 보는 즐거움을 줬다. 뿐만 아니라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보아를 위해 준비한 후배 여성 아티스트들의 트리뷰트 무대도 묵직한 감동을 안겼다.

다만 시상식 이후 잡음도 계속되고 있다. 사실상 시상이 현장에서 진행됐던 바 반쪽짜리 비대면 행사라는 지적이 따른다. 실제로 'MAMA' 시상식 현장에는 다수의 시상자를 비롯해 현재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K팝 팀이 대거 참석했다. 이후 가수 청하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MAMA'도 긴장해야 했다. 청하는 'MAMA' 참석자가 아니었지만, 그와 접촉했던 트와이스 사나가 시상식에 출연했고 이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기 때문. 연쇄 감염에 대한 우려로 사나의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업계 관계자들은 긴장해야만 했다. 다행히 결과는 음성.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상황 속 대면 시상식에 대한 우려는 크게 남아있는 상태다.

이 밖에도 'MAMA'는 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에 따라 가수들을 차량에서 대기하도록 했다가 차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가수들과 달리 시상을 하러 온 배우들에게는 대기 공간과 케이터링을 제공한 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던 것. 이에 Mnet 측은 방역 수칙을 근거로 들며 대기 공간의 한계로 인해 모든 출연진들을 수용할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드러낸 현장 진행의 미흡함은 비판을 면하기 어려웠다. 다수의 출연진들을 초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컨디션이 아니었느냐는 지적이 따른다.

특히 'MAMA'의 고질병인 상 나눠주기로 인해 시상 부문은 무려 40여개에 달했다. 차이를 알기 어려울 정도로 경계가 모호한 상들도 상당했다. 이를 위해 대기 공간도 없었던 K팝 팀들은 숱하게 무대를 오르내려야만 했다. 무대 위에서는 진행요원이 시상이 이뤄질 때마다 해당 공간을 소독했지만, 그럼에도 안전에 대한 우려는 쉽게 가시지 않았다. 공연 퀄리티로서는 손색이 없었지만 결국 '반쪽짜리 비대면'으로서의 허점을 드러내 아쉬웠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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