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09일(11:2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로봇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하기로 확정했다. 현대차 등은 순차적으로 이사회를 열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확정한 뒤 11일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다음 타깃'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체제 2년차를 맞는 내년에는 보다 활발한 인수합병(M&A)이 이뤄질 전망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미래자동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봇 분야를 미래 3대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뒤 관련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스터디를 하면서 물밑에서 투자를 제안하거나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정 회장이 취임 전인 올해 초 향후 5년간 공유경제를 기반으로 개인용 비행체(PAV), 로보틱스,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등에 1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계획안의 연장선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빠른 재편을 위해서 다양한 기업을 검토해왔고, 지금 상당 부분 진도가 나간 건도 있다"며 "내년에는 조단위 규모의 대형 M&A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그간 미래 먹거리 사업을 키우기 위한 해외 기술 기업 투자 및 제휴에 광폭 행보를 해왔다. 정 회장이 2018년 9월 그룹을 총괄한 뒤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다. 정 회장은 미래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와 전략적 제휴, 유망 스타트업 발굴, 미래 분야 인재 영입 등에 직접 나섰다.
자체적으로 연구개발을 하는 것을 넘어 스타트업, 학계와 협업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미래 기술 개발 방향을 전환했다. 그 결과 미국 음성인식 정보검색 업체 사운드하운드, 이스라엘의 통신반도체 기업 오토톡스, 미국의 드론업체 톱플라이트, 미국의 자율주행 업체 오로라, 유럽의 전기차 고속충전업체 아이오니티 등 글로벌 기업에 투자했다.
이를 위한 조직 개편도 현재 진행형이다. 로보틱스 분야 육성을 위해 2018년 로보틱스팀을 꾸린 데 이어 지난해에는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 핵심기술 개발과 사업추진을 전담하는 ‘UAM 사업부’를 신설했다. 최근에는 UAM 사업부 내에 사업 기획과 기체 개발 등에 집중하기 위해 별도 UAM 사업추진실을 만들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를 비롯한 SK, LG, 한화 등 국내 대기업들이 신성장 부문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M&A를 비롯해 다앙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며 " 현대차도 앞으로 전통 제조업에서 벗어나 미래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