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미국서 네이버 아성에 도전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네이버의 웹툰 플랫폼 ‘웹툰(webtoon)’은 지난해 1월부터 미국 구글플레이 만화 앱 중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2~3년간 네이버가 마케팅, 작가 고용 등에 힘을 쏟은 결과다. 네이버는 올해 웹툰 사업 총괄 법인을 국내 자회사 ‘네이버웹툰’에서 미국 ‘웹툰엔터테인먼트’로 옮기며 미국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카카오는 미국 디지털 만화 플랫폼 ‘타파스’를 앞세워 네이버에 도전장을 냈다. 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페이지는 지난달 타파스에 161억원을 투자해 지분 29.6%를 추가로 확보했다. 총 40.4%의 지분율로 최대주주에 올랐다. 업계에선 아예 타파스를 인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타파스는 미국 만화 앱 중 매출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카카오는 네이버와는 다른 방식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아마추어 작가 등용 플랫폼 ‘캔버스’를 중심으로 현지 작가들의 작품을 플랫폼에 끌어들여 미국 시장에 뿌리내렸다. 카카오는 한국에서 성공한 웹툰을 내세웠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지가 보유한 지식재산권(IP)은 7000개에 달한다”며 “현지에 적합한 작품을 엄선해 서비스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 7월 타파스에 ‘사내맞선’ ‘악녀의 남주님’ 등 14개 작품을 시범적으로 제공했다. 이후 타파스의 10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배나 증가했다.
네이버, 일본시장 1위 탈환 나서
일본 시장에서는 공수가 바뀌었다. 올초까지만 해도 네이버의 ‘라인망가’가 매출 1위를 달렸지만 7월 카카오의 ‘픽코마’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픽코마의 성공 요인은 연재 방식에 있다. 일본 만화 앱들은 보통 만화책 한 권 분량의 단행본 연재 방식을 채택한다. 이와 달리 픽코마는 에피소드 단위 연재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구성했다. 라인망가를 포함한 대부분 일본 앱이 전체 콘텐츠에서 에피소드형 비중이 10~20%인 반면 픽코마는 75%에 달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모바일 중심 소비에서 가볍게 볼 수 있는 에피소드 단위 연재가 훨씬 소구력이 있었다”고 말했다.네이버는 연재 방식을 바꾸며 반격에 나섰다. 에피소드형 콘텐츠를 늘리고 이를 소비할 수 있는 무상코인을 지급하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지난 3분기 라인망가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전년 대비 20%, 결제자 수는 46% 증가했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네이버웹툰의 우수한 운영 및 개발 역량을 투입해 단행본 중심에서 에피소드 중심으로 서비스를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이 같은 전략이 성공하려면 웹툰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픽코마는 에피소드 단위로 연재되는 웹툰을 주력 콘텐츠로 내세우고 있어 에피소드형 콘텐츠 수급이 가능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프로모션만 해서는 한계가 있다”며 “웹툰을 늘려야 자연스럽게 에피소드형 콘텐츠가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