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도권에서 입주한 대단지 아파트들의 자가 점유율(본인 소유 집에 거주하는 비율)이 9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처럼 새 아파트에서 전·월세 물량이 많이 쏟아지지 않고 있다.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위한 실거주 요건 등이 강화되고 새 임대차보호법으로 세입자와의 갈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지난 3월 입주한 서울 양천구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는 현재까지 전·월세 누적 거래량이 299건에 불과하다. 총 3045가구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 가구의 90.2%가량은 집주인이 거주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 2월 입주한 강동구 ‘고덕아르테온’(4066가구)도 전·월세 거래량이 812건에 불과해 자가 점유율이 80.1%로 나타났다.
2월 경기 김포시에서 입주를 시작한 ‘김포 캐슬앤파밀리에시티 2단지’(1872가구)는 전·월세 비중이 2.7%에 그쳤다. 100가구 중 97가구에 주인이 살고 있다는 얘기다.
김포시 ‘한강메트로자이 2단지’(2456가구)는 7월 입주했지만 아직까지 전·월세 거래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경기 안산시 ‘그랑시티자이 1차’(3728가구), 경기 시흥시 ‘시흥센트럴푸르지오’(2003가구)는 자가 점유율이 각각 89.4%, 92.5%로 나타났다.
부동산인포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를 피하기 위한 실거주 요건이 강화하면서 입주 아파트의 자가 점유율이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2017년 ‘8·2 대책’을 통해 1주택자에 대해서도 2년 이상 실거주해야 양도세 공제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지난해 ‘12·16 대책’은 실거주 요건을 대폭 강화해 10년 이상 보유(40%)하고 10년 이상 실거주(40%)까지 해야 장기보유특별공제를 80%까지 받을 수 있게 했다. 이전에는 보유 기간(3~10년)만 따져 기간별로 24~80% 공제율을 적용했다.
지난 ‘6·17 대책’으로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아파트를 구매한 경우 6개월 안에 전입해야 한다는 규제도 생겼다.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상한제 등을 포함한 새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된 뒤 집주인 사이에서 전세 주기를 꺼리는 분위기가 퍼진 것도 한 이유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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